# 인천에서 목재를 수입하는 A씨는 평소 거래관계에 있던 홍콩소재 수출업체 B와 수입대금 송금을 위한 이메일을 자주 주고받았다.
그러던 중 A씨는 B사의 사정상 다른 회사 명의로 개설된 계좌로 대금을 수취해야 한다는 이메일을 받게 된다.
평소 대금결제 관련 정보를 이메일로 여러 차례 주고받았기 때문에 내용을 의심하지 않은 A사는 미화 2만5000 달러를 메일에 표시된 홍콩소재 해외은행 계좌로 송금했다.
문제는 며칠 후에 벌어졌다. B사에서 수출대금을 받지 못했다며 수차례 대금결제 요청이 온 것.
A씨는 메일 내용대로 송금했음을 설명했지만, B사는 다른 계좌로 송금지시를 내린 적이 없다는 대답뿐이었다. 그제서야 A씨는 이메일 해킹에 의한 사기에 당했다는 것을 깨닫고 울분을 터뜨렸다.
최근 이메일을 이용해 무역활동을 하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스피어피싱(Spear-phishing) 범죄가 잇따르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스피어피싱이란 조직 내의 신뢰받는 특정인의 정보를 캐내는 일종의 피싱 공격. 스미싱이나 파밍처럼 불특정다수가 아닌 명확한 표적인을 공격목표로 삼는 게 특징이다.
◆…자료 : 금융감독원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스피어피싱 사기범들은 국내수출업자나 수입업자가 사용하는 이메일 해킹을 통한 계정정보 탈취 등의 수법을 주로 사용하며, 이메일 상의 거래내역 등을 파악한 후 사기계좌로 송금을 요청하는 가짜 메일을 송부하는 방법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피어피싱은 거래이력이 있는 기업이나 지인을 가장해 송금을 요청한다는 특성상 전화나 팩스 등을 통해 거래의 진실성을 파악하기 전에는 범죄여부를 파악하기가 곤란하다.
피해 인지시점이 늦기 때문에 피해금 회수도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실정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거래당사자간 결제관련 주요정보는 전화나 팩스로 확인하고, 업무연락에 이용하는 이메일에 대한 보안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장홍재 금감원 서민금융사기대응팀장은 "국내수출업자는 사전에 입금계좌번호, 예금자명 등 거래대금 결제와 관련한 주요정보를 전화나 팩스로 재확인토록 하고, 해외수출업자로부터 입금계좌 변경내용이 포함된 이메일 수신 시 전화나 팩스 등의 방법으로 진위여부를 반드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안내했다.
이어 그는 "사기범은 주로 필리핀이나 나이지리아 등 사이버 범죄에 대한 처벌이 쉽지 않은 국가에서 사기메일을 주로 발송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면서 "이메일의 비밀번호는 수시로 변경토록 하고, 해외IP의 로그인차단 기능을 설정해 이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