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꿩 대신 닭'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입맛에 딱 맞는, 적당한 것이 없을 때 그와 비슷한 것으로 대신하는 경우를 비유한 말인데요. 세법에서도 이와 같은 비슷한 사례가 종종 있습니다.
예를 들어 동일한 과세대상에 대해 조세를 감면할 근거규정이 둘 이상 존재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이때 어느 하나의 감면규정에서 정한 감면요건이 충족되고 그 규정에 따른 감면에 대해서는 추징규정이 없거나 추징사유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다른 감면규정에 의한 추징처분을 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최근 이 같은 사례가 종교계에서 발생했는데요.
이른바 '특수목회'의 일환으로 도서관을 취득한 목사님의 이야기입니다.
□ "도서관, 꼭 종교목적 아니더라도…" = A목사는 교회당을 새롭게 신축하면서 1층에는 도서관을 설치, 종교교육을 위한 공간으로 사용한다는 이유로 세금을 면제받았습니다.
하지만 관할 자치단체에서는 해당건물이 종교용 외의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포착, A목사에게 취득세 등 세금을 부과했습니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A목사는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도서관은 '특수목회' 일환으로 선교 목적을 위해 사용하고 있는 시설이라는 것.
A목사는 "해당도서관은 특수목회 일환으로 목회를 함에 있어 목회의 직무이자 한 방법으로 수년간 독서문화사역을 하고 있는 것이므로 선교를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시설에 해당된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비록 도서관이 아내명의로 등록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도서관은 개인의 소유가 아니며 교회가 공공의 이익을 위해 비영리로 사용하고 있으므로 취득세 감면대상에 해당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덧붙였습니다.
A목사의 바람과는 달리 과세당국은 입장을 달리했습니다.
도서관이 공공의 이익의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하지만, 세법에서 명시한 종교용에 사용하는 부동산으로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과세당국은 "쟁점부동산(도서관)을 취득한 후 종교단체가 종교용으로 사용한다는 사유로 비과세신청을 해 취득세 등을 비과세 받았으므로 그 사후관리에 관한 규정 또한 종교단체에 대한 감면규정을 적용해야 할 것"이라며 "하지만 해당도서관의 경우 종교단체가 종교용에 사용하는 부동산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강조했습니다.
□ "종교 목적아니더라도 도서관은 세금 면제" = 결국 심판청구까지 가게 된 다툼에 대해 조세심판원은 A목사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종교용 부동산에 대한 감면과 도서관에 대한 감면을 모두 충족했다는 판단에서입니다.
심판원은 결정문을 통해 "해당법인(교회)은 종교용 부동산에 대한 감면과 도서관에 대한 감면이 모두 충족됨에 따라 이 중 종교용에 대한 취득세 감면을 선택해 이를 적용 받은 사실을 알 수 있다"며 "종교용 부동산에 대한 감면이 추징사유에 해당한다 해서 도서관법에 따라 등록된 도서관에 사용하는 부동산에 대한 취득세 감면이 배제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해당도서관의 대표자가 교회가 아닌 A목사 아내 명의로 등록되어 있다 하더라도 '도서관법'에 의한 도서관의 경우 도서관이라는 존재 자체에 대해 지방세 감면혜택을 부여하는 것"이라며 "소유자와 도서관의 대표자가 상이하다는 사유가 도서관에 대한 취득세 감면을 배척할 사유가 되지는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과세당국이 해당도서관에 대해 종교용으로 감면신청을 했다가 유예기간 이내에 종교용으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사유만으로 면제한 취득세 등을 추징한 처분은 잘못이라고 판단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도서관을 종교용 부동산으로 볼 수 없다는 과세당국의 주장에는 동의했습니다.
심판원은 "종교용에 직접 사용하는 부동산이라 함은 종교의식·예배·축전·종교교육·선교 등 종교목적으로 직접 사용하는 부동산에 한한다 할 것"이라며 "종교용으로 취득한 부동산을 도서관으로 이용하고 있는 경우에는 종교용에 직접 사용하는 부동산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참고 심판례 : 조심2013지04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