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종합소득세 신고기간 동대문세무서 전자신고창구 모습. 직원들의 도움을 기다리는 내방납세자들이 창구 밖까지 줄지어 있다.
동대문세무서는 전국 세무서 가운데 근로장려금을 가장 많은 사람에게 지급하는 곳이다. 지난해 기준 총 1만5485명이 동대문세무서에 근로장려금을 신청하고 이중 1만2095명이 총 87억 원의 근로장려금을 지원받았다.
이 같이 영세한 납세자들이 많이 몰려있는 곳이다 보니, 종합소득세나 부가가치세 신고기간이 도래하면 전자신고를 위해 방문하는 납세자들로 북새통을 이루곤 한다. 올해 5월 종합소득세 신고기간 역시 마찬가지였다.
부가가치세의 경우 연간 매출이 4800만원 미만인 간이과세자의 신고횟수가 올해부터 연간2회에서 1회로 축소되며 직원들의 고충은 다소 줄었지만, 간이과세자와 일반과세자가 동시에 내방하는 내년 1월은 벌써부터 직원들의 고민거리다.
◆ "세무서 살림은 우리 몫"… 확실한 후방 지원, 운영지원과
◆…동대문세무서 운영지원과 직원들이 밝은 모습으로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김용진 기자)
동대문세무서의 살림을 담당하고 있는 운영지원과는 업무지원팀 14명, 징세계 6명 등 총 20명의 직원으로 구성돼있다.
세무서의 핵심과제인 세무업무와 세무서의 운영 및 관리를 위한 행정업무(인사, 감사, 복무, 서무 등)를 총괄하고 있으며, 각과의 고유 업무가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후방에서 적극 지원하고 있다.
강연길(사진) 운영지원과장은 "동대문세무서의 경우 1인당 업무량이 많아 다른 서에 비해 힘든 면이 있으나, 항상 유머로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이종민 업무지원팀장, 김태균 조사관을 비롯해 모든 직원들이 하나로 뭉쳐 불평 없이 일을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징세계의 경우는 징세업무만 25년 이상 맡아온 징세업무의 달인 이은주 계장이 언니, 누나와 같은 따뜻함으로 징세계를 이끌어가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취약한 세무서임에도 체납 대책 보고가 금년 들어 거의 빠진 것도 징세계의 팀워크 때문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강 과장은 업무지원팀의 경우 관리해야할 직원 수가 많고 건물이 2개(본관 및 보문동 별관: 조사과)이다보니 건물관리 등 기타업무(구내식당관리, 어린이집)에 일손이 많이 가며 사소한 주차관리에서도 민원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징세계 역시 체납세금 수납업무 중 카드로 간편히 수납할 수 있음에도 항상 줄을 서서 대기 중인 납세자들로부터 민원이 자주 발생하고 있으며, 직원이 상당수 감축돼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강 과장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현재 청사는 30년이 넘은 낡은 청사로 내년부터 신축공사 준비가 시작될 예정이니 청사신축에 직원모두가 전념해야 될 것 같다"며 "특히 승진에 관심 있는 직원들은 내년에 꼭 승진할 수 있도록 맡은 업무에 최선을 다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 영세사업자 '눈높이' 맞추는 부가가치세1과
◆…부가가치세 1과 직원들이 서로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밝게 웃고 있다. (사진=김용진 기자)
동대문세무서 부가가치세과는 2개로 나뉘어 있다. 부가세1과 25명 부가세2과 23명으로 부가가치세를 담당하는 직원만 48명(23.7%)이다. 그만큼 동대문세무서는 부가가치세 관련 업무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실제 거둬들이는 세수도 전체세수의 41.7%(지난해 기준)에 달한다.
부가세1과는 동대문구와 중랑구 개인사업자들의 부가가치세 신고관리 및 체납액 징수업무를 담당하고, 부가세2과는 중랑구(면목동 제외)와 동대문구 이문·장안·전농·휘경동에 소재하는 부가가치세사업자의 부가가치세 관련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석순목(사진) 부가가치세1과장은 "우리 과는 여직원비율이 50%를 넘지만 이원만 계장과 구중모 계장이 여직원들의 고충을 귀담아 들어 힘든 업무의 버팀목이 돼주고 있고, 전장철 조사관은 유머감각이 넘치는 등 과(課) 단합에 큰 역할하고 있다"고 직원들을 소개했다.
이어 "얼마 전 세무서 전체 행사인 체육대회 탁구 혼합복식에서 우승도 했다"며 "특히 경력 있는 여직원들이 솔선수범해 차질 없이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석 과장은 지난 5월에 있었던 한 납세자와의 상담사례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한 50대 납세자가 수년전 다른 세무서로부터 부과된 부가가치세 체납에 대해 확인하고자 동대문세무서에 방문했으나 병을 앓아 말이 어눌하고 오랜 기간 외국생활로 의사소통이 어려워 제대로 상담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것.
석 과장은 "당시 임진옥 조사관이 1시간여에 걸친 상담과 자료 확인을 통해 납세자가 확인하고자 하는 내용을 자세히 알려줬고, 명쾌한 답변과 친절한 설명에 납세자가 매우 고마워했던 일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한편, 석 과장은 일선 세무서의 고충에 대해 설명하며 지방청 조사국의 인원확대 및 여직원들의 육아휴직 등으로 결원이 많이 발생했고, 새로운 세원발굴을 위해 지방청 등에서 시달되는 업무가 계속 증가하고 있어 야근을 수시로 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지역특성상 영세사업자들이 많아 업무를 진행하는데 어려움이 많지만 지역사업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세정업무 추진으로 세수확보에 이바지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납세자 어려움 경청"… 강철체력! 부가가치세2과
◆…부가가치세2과 직원들이 등산을 통해 화합과 체력을 다지고 있다.
부가가치세2과는 납부의무자의 사업자등록·정정 및 폐업 등 세원관리를 하면서 부가가치세 신고지도, 납부관리 및 체납액 징수 등을 담당하고 있다. 그 외에도 신용카드 및 현금영수증, 전자상거래 관련업무 등을 총괄하고 있다.
김찬휘(사진) 부가가치세2과장은 "우리과 송영국 계장과 황병화 계장은 강철체력의 소유자들"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두 계장은 등산 마니아로 백두대간을 이미 오래전에 종주했고, 지금은 낙남정맥, 낙동정맥 등 우리나라의 9개 정맥을 종주하고 있다는 게 김 과장의 설명.
특히 황 계장은 2008년에 '우리산 우리길'이라는 백두대간 종주기를 공동집필해 출간한 경력이 있으며 매년 10여회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는 마라톤 마니아이기도 하다.
김 과장은 "두 계장이 항상 솔선수범하면서 사무실의 환경정리, 보안점검을 매일 빠짐없이 하고, 빗발치는 민원전화도 언제나 친절하게 상담하고 있다"며 "숙련된 경험을 바탕으로 직원들과 서로 소통하며 젊은 직원들의 멘토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관내에 대학가가 많아 상대적으로 주거용 오피스텔이 많이 분양되고 있는데, 주거용 오피스텔은 부가가치세 과세 대상이 아님에도 일부 납세자들이 주거용 오피스텔을 분양받으면서 부가가치세를 잘못 환급받은 사례가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당시 오피스텔 호수별 전기사용량, 세입자의 사업자등록 여부 및 주소지 이전 여부 등을 통해 실제 사용 용도를 파악, 주거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오피스텔 소유주들에게 수정신고토록 안내했다"고 밝혔다.
김 과장은 "관내에 영세한 의류 임가공 업체가 다수 있는데 경기불황으로 이들 업체의 체납세액이 증가하고 있어 직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납세자의 어려움을 경청하고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사업을 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편의를 제공하고 봉사하는 마음으로 업무를 집행 하겠다"고 다짐했다.
◆ 복지행정 펼치는 유일한 부서… 소득세과
◆…동대문세무서 인근 홍릉공원에서 배드민턴 대회를 통해 체력단련을 하고 있는 소득세과 직원들.(사진 좌측),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으로 '밥퍼'행사에도 참석했다.(사진 우측)
소득세과는 종합소득세 신고 및 근로장려금신청․지급 관련 업무와 그와 관련된 각종 민원 및 자료처리 업무를 주로 하는 한편, 부가가치세 면세사업자의 세적관련업무도 담당하고 있다.
김용수(사진) 소득세과장은 근로장려금 업무에 대해 설명하며 "보통 세무서하면 세금만 징수하는 곳이라는 선입관이 있어 왠지 딱딱하고 무서운 곳이라고 생각하지만 소득세과는 세무서에서 복지세정을 하는 유일한 부서"라고 말했다.
이어 "작년 동대문세무서에서 1만2095명에게 87억 원의 근로장려금을 지급해 서울청은 물론, 전국적으로도 지급결정자가 가장 많았다"며 "경제가 어려워 근로장려금 업무가 점점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직원들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과장은 "특히 2015년부터 근로장려금 신청대상이 특정 인적용역(사업)자로 확대 시행될 예정이어서 직원들이 많이 긴장하고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도 "확대시행으로 지역경제 소비가 신장되는데 기여를 하고 있다는 생각에 보람을 많이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김 과장은 한 영국인 영어강사가 동대문세무서를 찾아와 소득세 신고를 한 적이 있었는데, 영어에 능통한 한 조사관의 활약 덕분에 무사히 처리한 사례를 소개했다.
김 과장은 "당시 납세자의 외국인 등록증을 조회해 보니 국내 원천 강의료 사업소득이 있는 사람이었는데 동대문세무서 관할이 아니고 성동세무서 관할이었다"며 "사정이 딱해 강현철 조사관이 신고서 작성을 도와주고 성동세무서로 팩스를 전송, 소득금액증명서를 발급 받을 수 있게 도와줬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때 외국인이 '동대문 텍스오피스 베스트'를 연발하며 고마움을 표시하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