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파트 대폭 축소 반대"…野 "호들갑 떨어서는 안 될 일"
여야는 13일 북한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의 갑작스런 실각에 이은 전격적인 처형과 관련해 긴장감을 드러내면서도 국가정보원 개혁 방향에 대해서는 현격한 입장차를 보였다.
새누리당은 이날 '장성택 처형'이 국정원의 정보망에 포착됐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를 명분삼아 국정원 개혁 특위에서 관련 기능을 축소하는 것을 반대했다. 반면, 민주당은 "(정부가) 호들갑을 떨거나 부추겨서는 안 된다"며 신중한 태도를 당부, 국정원 개혁 축소를 경계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장성택 처형 등으로 북한 사태가 급박하게 돌아가는데 국정원 개혁에 매몰돼 대북정보를 놓치는 우를 범해서는 결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주장하는 국내파트 대폭 축소, 대공수사권 폐지 등에 대해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국정원으로부터 이날 아침 '장성택 처형'에 대해 보고를 받은 국회 정보위원장인 서상기 의원은 "지난번 장성택 실각도 북한 발표보다 1주일 이상 빨리 포착했고, 이번에 이러한 상황도 벌어질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면서 "대북 휴민트인 인적 정보망이 거의 말살되다시피 했는데 되살아나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국정원의 정보 기능을 치켜세웠다.
서 의원은 회의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엄중한 시기에 국정원 최고지도부가 (국정원 개혁특위 때문에)국회에 와서 시간을 보내는 게 과연 합당한가"라며 "지금 눈을 부릅뜨고 북한의 방송이나 자료를 수집할 순간에 국민들과 많은 정보기관원들이 국정원 특위를 시청했다는 것이 국가적으로 부끄럽고 유감스러운 상황"이라고 국정원 개혁 특위를 거듭 반대했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대공수사는 장기간 고도의 특수훈련, 신분세탁 등 치밀한 준비를 거치는 등의 전문성을 요구한다"면서 "대공수사권 폐지가 국정원 개혁의 핵심이라 주장하는 것은 잘못된 철없는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민주당은 '장성택 처형'과 관련해 북한의 환경변화에 대한 정부의 차분한 대응을 주문했다.
김한길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장성택 실각과 전격 사형집행 등 북한의 급변하는 정세를 여야 정치권이 예의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새누리당을 겨냥, "이런 때에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이 장외집회나 벌이고 있는 것은 국민이 볼 때 어이없는 일이다. 그야말로 해외토픽 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전날 보고된 국정원 자체개혁안에 대해 "여야가 합의한 최소한의 개혁에도 한참 못 미친다"면서 "여전히 누구의 통제도 받지 않고 법과 제도개혁 없이 자체적으로 알아서 하겠다는 '개악안'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가 솔선수범해 차분하게 안보태세를 관리하는 성숙된 자세가 필요하다"며 "정부는 북한체제의 안보 환경에 중대한 변화가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있을지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호들갑을 떨거나 호들갑을 부추겨서는 안 된다"고 정부여당의 국정원 개혁 축소방향을 경계하기도 했다.
이어 장 부위원장 처형에 대해 "북한 체제의 무도함을 실감하게 된다"면서 현 상황에 대한 점검을 위해 국회 외교통일위와 정보위, 국방위 등 관련 상임위 개최를 공식 요구했다.
그는 국정원의 자체 개혁안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턱없이 부족하지만 이 역시 국회 주도로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는 당위성을 방증하는 것"이라며 "(민주당은) 정보기관의 선거 개입이 되풀이 되는 불행한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반드시 (선거 개입을) 근절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