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파업 열흘째, 여야 새 대립전선 형성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 운영을 '철도민영화 수순 밟기'라고 반대하는 철도노조 파업에 대해 여야가 상반된 입장을 내놓으면서 새로운 대립전선이 만들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새누리당은 18일 철도노조를 '귀족노조'로 규정하며 "국민혈세로 철밥통 파티를 벌이고 있다"고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는가 하면, 민주당은 정부의 강경대응을 비판하며 '파업권' 보장과 대화와 타협을 촉구했다.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중진 연석회의에서 "(수서발 KTX)자회사 설립은 결코 민영화가 아니며 경영효율화를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며 "이를 아는 민주당이 합심해서 코레일 노조의 명분 없는 파업에 숟가락을 얹는다면 국민이 절대 용납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을 향해 "국민 혈세로 '철밥통 파티'를 계속 하라는 것인지 입장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코레일의 17조원 부채를 강조하며 "코레일은 일반 회사원이 들으면 깜짝 놀랄만한 근속 승진제도를 유지하고 있고, 승진인원 제한도 없이 자동 승진하는 제도를 보유하고 있다"며 "아무 경쟁 없이 세월만 가면 승진하니 가히 신도 부러워하는 직장이다. 이 말도 안 되는 제도를 폐지하자는데 노조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최 원내대표는 "2010년과 2011년의 임금 상승률은 무려 7%나 된다. 후하다 못해 넘치는 여건인데도 '귀족노조'의 파업 돌입 이유가 더욱 가관"이라며 "올해 임금 6.7% 인상과 직위 해제시 임금불이익 개선과 징계에 의한 직급 및 호봉 누락 금지 등 국민 상식선에서 볼 때 얼토당토않은 무리한 주장을 하고 있다"고 거듭 비난했다.
그러면서 "민영화 저지 주장은 허울 좋은 핑계에 불과하다. 코레일 노조는 부채와 방만 경영에 대한 개선 의지는 전혀 없이 '철밥통' 사수에만 골몰하고 있다"며 "개혁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인 자회사 경쟁마저 거부하는 한심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 코레일 노조는 명분 없는 파업을 당장 중단하고 공기업으로서의 본업에 충실해야 한다"고 파업 중단을 촉구했다.
이인제 의원도 "정부정책 철회를 내걸고 파업하는 것은 불법이다. 불법파업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을 할 수밖에 없다. 철도노조가 파업하면서 국민 안전을 볼모로 삼고 사회적 고통 비용을 강요하고 있어 도덕적 정당성도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철도노조의 불법적이고 부도덕한 파업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데 있어 흔들림 없도록 정부가 대처해야 한다"고 강변했다.
반면, 민주당은 철도파업에 대한 정부의 강경대응을 맹비난하며 대화와 타협을 촉구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철도 파업과 관련된 정부의 강경대응이 파국열차를 만들고 있다. 상황을 치킨 게임으로 만들어 가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고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국민의 안전을 외면한 '강 대 강' 대립은 모두의 불행이다. 정부가 대화와 설득을 외면하는 것은 결코 올바른 선택이 될 수 없다. 진압만이 능사가 아닌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녕 민영화할 의도가 없다면 정부는 조건 없이 대화에 나서야 하고 대화를 통해 민영화에 대한 노조와 국민의 불신을 해소하면 될 일"이라며 "지금 정부가 이야기하듯 민영화할 생각이 전혀 없다면 철도노조 파업은 당장이라도 풀어질 일이고, 정부가 진정성 있고 실효성 있는 조치를 하면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양승조 최고위원도 철도노조원 직위해제가 7천여 명이 넘고 지도부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한 정부의 강경대응을 지적하며 "수많은 사람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오만이 낳은 결과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며 "노동자의 파업권은 엄격하게 보호되고 있다. 노동자와 정당의 목소리를 불법으로 간주하는 순간 대화와 타협의 공간은 사라진다"고 꼬집었다.
이어 "정부가 민영화가 아니라고 믿어라 믿어라 하면 누가 믿겠냐. 민영화 금지 법적 근거를 만드는데 서수만 국토부장관이 반대하고 있는데 믿으라고 하면 누가 믿느냐"며 "박 대통령이 파업을 불법으로 인식하고 제압한다면 국민들은 일시적으로 무서워할지 몰라도 신뢰관계는 무너질 것이다. 지금은 절대 권위주의 시대가 아니다. 박 대통령은 대화와 타협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