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이 새카맣게 타들어가는 인사철. 50명이라는 역대 최대 규모 사무관 인사를 발표하겠다는 계획이 알려지자 관세청 승진 후보자들은 '혹시나…'하는 기대감과 긴장감으로 그 어느 때보다 애를 태웠다고 하는데요.
당초 12월 초에 발표된다던 인사가 중순(17일 발표)까지 미뤄지면서 승진 후보자들은 잠도 제대로 못잤다는 후문입니다.
관세청 사무관 인사가 예상보다 늦춰진 것은 과거보다 더욱 엄격한 잣대가 적용됐기 때문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인사에서는 지역안배, 현장인력, 여성 등을 고려하고 성과 평가와 지하경제 양성화 추진 역량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았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한 번이라도 문책이나 징계를 받는 등 '흠결'이 있는 경우에는 아예 승진대상에서 제외했다고 합니다. 이는 청렴을 공직자의 최고 덕목으로 삼고 있는 백운찬 관세청장의 공직 철학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입니다.
이번 사무관 인사는 총 50명으로 본청 14명, 서울본부세관 6명, 인천공항세관 7명, 부산본부세관 6명, 인천본부세관 5명, 대구본부세관 2명, 광주본부세관 2명, 직속기관 및 산하세관 4명 등입니다.
본청 승진 인사가 줄어들고 각 세관에 고루 승진자가 분포된 것도 특징인데요. 광주세관의 경우에는 2010년과 2011년 사무관 승진 인사가 전무했다가 올해 2명의 승진자를 배출, 예상 밖의 희소식에 팡파르를 울렸다는 전언입니다.
백 청장은 취임 당시 본청에 비해 일선 세관이 승진에 불리하다는 불만이 나오지 않도록 하고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승진 인사를 하겠다고 약속을 했었는데, 결국 약속을 지킨 셈이 됐습니다.
과거보다 성과평가를 엄격하게 적용하고 지하경제 양성화 추진 역량을 기준으로 삼은 것도 눈에 띄는 특징입니다.
심사, 관세평가, 특수조사, 외환조사, 조사총괄 등 지하경제 양성화 업무와 관련된 인력 다수가 사무관으로 승진했습니다. 승진 인사 50명 중 세수확보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인사와 감찰, 세관운영 등의 인력은 7명 정도에 그쳤습니다.
일반승진은 승진후보자명부, 외부업무실적평가, 수시역량평가, 성과역량점수를 4:4:1:1로 반영하고, 특별승진은 내부공적평가, 외부공적평가, 수시역량평가, 성과역량점수를 4:4:1:1로 반영하는 등 철저히 성과 중심으로 평가했습니다.
관세청 관계자는 "한 번이라도 문책을 당한 사람은 승진 대상에서 제외했고 성과평가도 과거보다 엄격하게 적용했다"며 "이번 인사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청렴'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처럼 여기저기 얘기하고 다니면서 승진을 부탁하는 것은 전혀 통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