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철도민영화 금지 법제화" 주장…여 "민영화와는 거리 멀어"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 문제로 야기된 '철도 민영화' 논란으로 철도노조 파업이 11일째로 접어들면서 정부와 노조 간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철도노조 파업을 바라보는 여야의 시각차 역시 극명하게 갈려 대립이 첨예해지고 있다.
특히 야당은 오는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수서발KTX 자회사 설립의 문제점을 집중 논의할 뜻을 내비쳐 격론이 예상된다.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와 코레일, 새누리당은 "수서발 KTX 자회사 지분이 코레일 41%, 공공자금 59%로 민영화와는 거리가 멀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철도노조의 '민영화 저지' 파업은 "명분없는 파업"으로 "귀족노조의 철밥통 지키기"라고 비난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현재로서는 '민영화'라고 볼 수 없다고 하면서도 지분과 관련한 코레일 정관을 법제화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정관 명시는 이사회가 언제든지 변경이 가능하기 때문에 민영화 가능성을 열어둔다는 것이다.
■ 민주 "철도 민영화 금지 법제화…코레일 막대한 손실 알고도 의결, 배임" = 국회 국토위원장인 민주당 주승용 의원은 19일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대한민국에서 지금 공약들을 1년도 안 돼 파기했는데 민영화 안하겠다는 말을 누가 믿느냐"고 정부와 새누리당을 겨냥했다.
주 의원은 '민영화 논란'에 대해 "정부와 여당이 민영화가 아니라고 한다면 '민영화가 아니라는 것'을 법안에 담자"며 "정관에만 담으면 이사회에서 정관변경을 할 수 있고 민영화가 되지 않느냐. 민영화 금지 법적 근거를 만들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노조가 사업 실행력이 전혀 검증되지 않았다며 '수서 발 KTX 법인 면허발급 중단'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서도 "국토부가 서둘러 할 필요가 없다"며 노조 주장을 뒷받침했다.
박수현 원내대변인 역시 이날 코레일이 앞서 작성한 '수서발 KTX 설립시 코레일 영향분석' 자료를 공개했다. 코레일이 작성한 이 문건에는 수서KTX로 서울, 용산 KTX이용자들이 옮겨감에 따라 코레일 승객이 감소, 향후 32년간 연간 5,120억 매출 감소가 일어난다고 보고되어 있다.
이와 관련해 박 대변인은 "(이런 손실을 보고도) 회사에 막대한 손실을 끼치는 행위인 줄 알면서도 의결한 이사회는 마땅히 배임죄로 처벌받아야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법인 설립 거부시의 영향 분석'이란 항목을 보면 '정부 방침 미이행 파급 영향 심화 가능성' 경영평가에서 자산 환수, 관재권 이관 및 분할 가속화 등이 예상되고 개통예정 신설선에 대한 코레일 운영이 배제되는 등의 어려움이 가중된다는 내용이 있다"며 "이는 금전적 손해 외에도 그보다 더 큰 불이익이 예상되기 때문에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자회사 설립안을 의결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이 문서로 밝혀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새누리 "노조, 철밥통 지키기…법제화 주장, 법해석 모르는 것" = 한편,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거듭 "명분없는 파업"임을 지적, "노조의 철밥통 사수"라고 힐난했다.
그는 "노조가 조속히 업무에 복귀하지 않으면 물류 차질은 말할 것도 없고, 조만간 KTX와 수도권 전철의 운행 횟수가 6~7%대로 뚝 떨어지고 국민 고통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며 "국민 불안과 불편 호소에는 귀를 닫은 채 언제까지 민영화라는 억지 구호 뒤에 숨어 '철밥통 사수'와 개혁 반대 수구 세력으로 남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신들의 과도한 이익을 지키고 더 큰 이익을 요구하는 이기적인 불법 파업은 결코 국민적 동의를 얻을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토위 새누리당 간사인 강석호 의원도 수서발KTX 자회사 설립이 "민영화는 아니다"며 민영화가 아님을 법제화하자는 민주당의 주장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 말을 믿지 않는다며 법적 근거를 만들자고 하는데 이는 법해석을 모르는 무지한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또한 강 의원은 철도면허 발급 중단 주장에 대해서도 "철도면허라는 것은 입법사항이나 정치적 논의사항은 아니다”며 “자유로운 시장참여가 본질이고 행정부의 재량행위"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민간매각방지 발표에 대해 (못 믿으면, 정부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불법파업 주장을 수용하는 잘못된 선례를 남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