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승연 회장의 파기 환송심 공판에서 대법원이 파기 환송 이유로 제시했던 부동산 감정평가액이 검찰 기소내용보다 낮게 평가되면서 배임과 횡령액에 대한 재판부의 판단에 변화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고등법원 형사5부(재판장 김기정 부장판사) 심리로 19일 진행된 환송심 5차 공판에서 검찰은 이같은 변화를 반영해 공소사실을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날 검찰이 제출한 공소장변경 허가 신청서를 변호인측의 동의를 얻어 허가한다고 결정했다.
검찰은 부동산 감정평가액의 변화에 맞춰 대법원의 파기 환송 취지에 따라 한유통을 통한 연결자금과 지급보증에 따른 횡령 금액을 45억에서 31억으로 변경하고, 드림파마의 변제액도 사실조회 후 293억에서 변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실조회가 아직 오지 않은 상태여서 일단 293억으로 공소사실을 기재했지만 이후 변경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검찰은 드림파마를 이용한 횡령액 293억원의 법적 평가가 업무상 횡령이 아니라면, 업무상 배임으로 예비적으로 변경한다며 예비적 공소사실을 추가했다.
이에 대해 김 회장측 변호인은 한화석유화학의 여수시 소호동 부동산이 저가 매각된 부분은 액수의 차이가 다소 나긴 하지만 전체규모로 봐서 배임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이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변호인들은 법률적 구성으로 봐서 이 부분을 유죄로 보기 어렵다는 뜻을 밝히면서 의견서를 통해 상세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대법원이 파기 환송 이유로 밝힌 부동산 감정평가액이 다시 결정됨에 따라 다음 공판에서는 횡령액과 배임의 고의를 놓고 검찰과 변호인들 간 첨예한 공방이 예상된다.
이 공방 결과에 따라 김 회장의 형량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은 드림파마의 직원 박 모씨를 증인으로 불러 심문을 진행했다.
심문과정에서 박 씨는 검찰에서의 진술이 일부 강압에 따라 진술했다는 뜻을 비춰 법정이 한바탕 소란에 빠지기도 했다.
재판부는 이미 변호인쪽에서 증거로 다 동의한 진술서라며 증인의 진술이 몇 분 사이에 오락가락 하는데 제대로 진술하라고 질책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날 증인심문을 통해 드림파마가 아크론을 인수하면서 578억의 채무를 실체가 없는 선급금 명목으로 해결해 횡령한 혐의를 입증하려 했다.
그러나 증인이 자신이 쓴 진술서에 대해 일부 반대되는 증언을 하면서 난항에 부딪쳤다.
재판부는 오는 26일 다음 공판을 진행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날 오전에 검찰의 공소장 변경과 이에 대한 변호인의 반론 등이 진행되고, 오후에는 양측의 PT가 진행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