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이 첫 여성 은행장 시대를 열게 됐다.
23일 신제윤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신임 기업은행장으로 권선주 현 기업은행 부행장(사진)을 임명 제청했다.
아직 박근혜 대통령의 임명 절차가 남아 있지만 첫 여성 대통령 시대를 맞아 국내 최초로 여성 은행장 탄생이 임박하게 된 것이다.
권 내정자는 1956년생으로 경기여자고등학교와 연세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뒤 1978년 기업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그는 CS센터장, PB 부사업단장, 여신/외환지원센터장, 외환사업부장, 중부지역본부장 등 주요 요직을 거쳐 2011년 기업은행 최초로 여성 부행장(카드사업본부)에 올랐으며, 2012년부터는 부행장으로서 리스크관리본부장과 금융소비자보호센터장을 겸하고 있다.
권 내정자는 은행업계의 '유리천장'(보이지 않는 장벽)을 깨고 기업은행 50년사에 첫 여성 부행장에 오른 신화적인 인물이다.
대학 졸업 후 창구직원에서부터 시작해 국책은행의 부행장에 오르기까지 그는 은행 내 여성 최초 지점장(1998년, 방이역지점)·지역본부장(2010년, 중부지역본부장)·부행장(2011년, 카드사업본부) 등 수많은 '첫' 신화를 만들어왔다.
권 내정자는 유달리 은행원이 많았던 '은행가 집안'에서 태어났다.
부친 권범노(83) 옹은 옛 상업은행 지점장 출신으로 정년퇴임을 했고 큰아버지, 형제, 사촌 등 일일이 손가락으로 셀 수 없이 은행가가 넘쳐나는 집안이었다. 권 부행장의 언니도 은행원의 길을 걸었는데 한국대표 암산왕으로 일본대회에 나갔을 정도로 두각을 보였다.
그가 연세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뒤 지난 1978년 당시 중소기업은행(현 IBK기업은행)에 입행한 것은 이 같은 은행가 집안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었다.
권 내정자는 이번에 여성 최초 은행장이라는 또하나의 유리벽을 깨며, 은행권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 넣는 주인공이 됐다.
금융위는 "권 내정자가 최초의 여성 은행장으로서 리스크관리를 통한 은행의 건전성을 제고하면서 창조금융을 통한 실물경제의 활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해 신임 기업은행장으로 제청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