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과세당국이 임의대로 세무조사 기간을 연장하는 것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26일 기획재정부와 국회 관계자 등에 따르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 여야 의원들은 민주당 홍종학 의원이 발의한 '세무조사에 대한 통제 강화'(국세기본법 개정안)을 비롯한 납세자 권리보호 강화 법안을 부분적으로 수정, 통과시키는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무조사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방안은 과세당국이 세무조사 범위를 확대하거나 추가적인 조사를 위해 세무조사 기간을 연장하는 행위를 임의대로 하지 못하게 막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현재 세무조사 기간 연장사유는 ▲세무조사의 범위를 확대 하는 경우(시행령) ▲납세자보호관 등이 추가적인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시행령) ▲조사대상자가 세금탈루혐의에 대한 해명 등을 위해 세무조사 기간의 연장을 신청한 경우(시행령) ▲세무조사기간 연장에 대한 통제(다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 통제를 받지 않음)로 규정되어 있다.
개정안은 과세당국이 조사기간을 연장하려고 할 때 지방국세청장, 국세청장 등의 결재를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여야 의원들은 국세청이 지하경제 양성화를 한다며 자의적인 해석에 의해 세무조사를 강화, 기업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다는 것에 의견을 같이 하고 법안을 통과시키는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에서는 이에 강하게 반발했지만 국회에서는 조사기간을 연장할 때 지방국세청장이나 국세청장의 결재를 받는 절차만 추가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논리를 내세워 국세청을 설득했다는 후문이다.
납세자보호위원회 법률화 및 시민민원조사관 신설 법안(홍종학 의원안)은 수정, 통과될 것이라는 전언이다.
개정안은 납세자권익존중위원회(훈령)를 납세자보호위원회(법령)로 변경하고 ▲고충민원 ▲중소납세나 세무조사기간 연장 ▲세무조사범위 확대 ▲세무관서장이 심의를 요청하는 안건 등의 심의안건에 '세무조사에 대한 이의신청'을 추가했다.
또한 납세자보호위원회 위원장을 납세자보호담당관으로 하기로 했지만 그렇게 되면 납세자들의 이의신청이 불편할 수 있다는 이유로 외부인을 따로 선정하기로 했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등에 세무조사 정기선정 빈도를 늘리는 법안(정의당 박원석 의원안)도 내용이 일부 수정돼 통과될 것으로 알려졌다.
개정안은 세무조사 대상자 정기선정 기준에 ▲조세탈루가 심각한 업종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등을 추가하기로 했지만 조세소위에서 논의한 결과, 상호출제한기업집단 대신 '경제력 집중'이란 문구로 대체하기로 했다는 후문이다.
한편 국세청은 이런 국회 움직임에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면서도 구체적인 언급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아직 법안이 조세소위를 통과한 것도 아니고 이에 대해 언급하기는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