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국세청을 지탱하는 큰 기둥하나가 빠지는 느낌이다"
◆…김영기 조사국장 퇴임식에서 김덕중 국세청장이 치사를 전하고있다. (사진=김용진 기자)
김영기 조사국장의 퇴임식이 열린 6일 오전 11시 15분 수송동 국세청사 대강당은 사뭇 엄숙한 분위기였다.
김덕중 국세청장은 치사에 앞서 "국세청의 큰 기둥이 빠졌다"는 표현으로 김 국장의 퇴임을 아쉬워했다.
그간 김영기 국장의 존재감과 위상을 김 청장은 이렇게 표현했다.
김덕중 청장은 이어진 치사에서도 "김 국장은 국세공무원 후배들에게 '등대의 불빛'과도 같았다"고 찬사를 보낸 뒤 "김 국장은 후배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고자 떠난다. 마음에 아쉬움과 허전함을 금할 길이 없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김영기 조사국장이 400여명의 내빈이 모인 자리에서 퇴임사를 낭독하고 있다. (사진=김용진 기자)
김영기 국장은 퇴임사에 앞서 "참모가 이런 퇴임식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여러 번 말했으나 여러분의 배려로 이런 귀중한 시간이 마련됐다"며 마지막까지 겸손한 모습으로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어 김 국장은 국세공무원으로 한 우물만 팠던 30년의 공직생활을 회상하며 9개월여 간의 조사국장 직을 수행하면서 느꼈던 소희를 회고했다. 직원들은 비교적 차분한 모습으로 김 국장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봤다.
미리 써둔 글귀를 차분히 읽어 내려가며, 남아있는 후배들에게 국세공무원으로서의 당부사항을 전함과 동시에 국세청 조직에 대한 신뢰를 강조하기도 했다.
함께 일해 온 국세청 동료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 김 국장은 마지막으로 "30여년 공직자의 아내로서 절제만을 미덕으로 살아온 아내와 뒷받침 제대로 못했지만 반듯하게 성장한 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한 가정의 '장(長)'으로 돌아감을 밝혔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김영기 조사국장이 퇴임사를 마친 후 직원들에게 고개숙여 작별인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김용진 기자)
◆…김덕중 국세청장(사진 우측)이 김영기 조사국장에게 기념패를 수여하고 있다. (사진=김용진 기자)
떠나는 이에 대한 존경과 그동안의 노고를 치하하듯 그가 퇴임사를 마치자 행사장 곳곳에선 우뢰와 같은 박수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이후 김덕중 청장을 비롯, 직원들이 준비한 기념패와 기념품을 수여받은 김 국장은 식장에 모인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석별의 정을 나눴다.
'김영기'라는 이름엔 그동안 '세무대학 출신 선두주자'라는 말이 빠지지 않았다. 동기들보다 4~5살 많은 나이로 국세청에 입문했지만 업무능력 뿐 아니라 대인관계에서도 특출난 재능을 발휘하며 동기들 중 가장 먼저 사무관에 승진했다.
조직을 위해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으며 지난 2009년 세무대학 출신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부이사관(3급)에 올라, 이후 고위공무원으로서 중부국세청 조사1국장, 세울국세청 조사1국장, 국세청 자산과세국장,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난해 4월 국세청 최고의 요직인 조사국장에 올랐다.
차기 1급 승진 '1순위'라는 평을 받으며 1만9천여 비고시출신과 5천여 세무대학 출신 후배들의 기대를 받았지만, 끝내 꿈을 이루지 못했고 결국 명퇴시한을 1년이나 앞당겨 용퇴하는 결단을 내렸다.
김 국장은 퇴임식을 마친 뒤 국세청사 정문을 홀연히 빠져나가며 직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다시 한번 전했다. 손을 흔들며, 담담한 모습으로, 그렇게 세무대학 출신의 영원한 희망 김영기 조사국장은 국세청을 떠났다.
◆…김덕중 국세청장과 김영기 조사국장이 서로의 손을 맞잡은채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김용진 기자)
◆…'김영기 조사국장, 국세청에서의 마지막 모습'= 김 국장이 끝까지 자신을 배웅해준 직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김용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