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시장에서 발생한 불법사례의 3분의 1은 불공정거래 전력이 있는 자가 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187건 중 57건(30.6%)은 회사 최대주주 등이 불공정거래 전력이 있는 자와 공모해 시세를 조종한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로 지난해 5월 구속된 엘앤피아너스의 최대주주 이모 씨는 시세조종 전력자 등과 공모해 95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
또한 재무구조가 부실하거나 영업실적이 부진한 등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일수록 대주주나 경영진에 의한 불공정거래가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그간 경기둔화 또는 저성장 국면에서 한계에 다다랐던 일부 상장기업의 대주주 및 경영진이 주도한 불공정거래가 다수 발생했다"면서 "경영진이 경영권 양수도계약 원활화를 위해 시세조종을 하거나, 자기 회사의 대량손실발생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손실을 회피한 사례가 대표적"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주가조작에 대한 처벌이 경미해 재범들이 활개를 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지금의 주가조작 처벌은 경미한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더러 있다"면서 "과징금 제도를 강력하게 도입해 증권시장 교란행위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예컨대 주식회사가 공시를 위반할 경우에는 과징금을 부과 받지만 시세조종은 과징금의 대상이 아닌 등 선뜻 이해하기 힘든 규정이 많아 전반적인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정리된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금융국장은 주가조작 사범의 증권시장 재진입을 규제해야 한다는 시각을 제시했다.
강 국장은 "증시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곳이지만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사람들에게도 문을 열어 놓는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은행의 경우 채무 불이행자들에 대한 신용관리를 하는데 증권시장에는 이런 것이 없다. 이들이 일정기간 동안은 투자를 하지 못하도록 관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