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2일 한맥투자증권이 직원의 주문 착오로 인해 문을 닫을 위기에 놓이면서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한 규제가 도입된다.
서울 여의도에 소재한 직원 수 37명의 한맥투자증권은 코스피200 옵션거래 과정에서 3만6000건의 입력 오류가 발생하며 약 460억원 손실을 입었다.
15일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파생 상품 시장의 내부 통제을 강화하고, 주문 착오를 방지하기 위한 사전 점검 장치를 마련한다고 밝혔다.
이날 한맥투자증권에는 6개월 영업정지가 내려졌다. 6개월 후 경영 개선 계획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퇴출 수순을 밟게 된다.
앞으로 주문 착오로 인해 대규모 결제 불이행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거래소가 직접 거래를 취소할 수 있게 한다. 현재 미국과 독일의 거래소는 직권 취소 제도를 운영중이다.
착오 거래자에게는 과실에 상응한 벌칙성 수수료를 부과한다. 미국은 주문 건당 500달러(약 53만원), 독일은 500유로(72만원)를 벌금으로 부과한다.
또 컴퓨터 프로그램(알고리즘)을 이용한 매매 시스템의 관리를 강화해, 대량 매매로 인한 시장 충격을 방지한다. 알고리즘 계좌 신고를 의무화하고 누적 호가 수량의 한도를 설정하며 과다 호가 접수를 제한할 방침. 오는 3월 중 시스템 개편이 이뤄질 예정이다.
알고리즘을 이용한 거래는 브로커 개입 없이 직접 주문 접속하는 DMA(direct market access)를 통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현재 코스피200 옵션 시장의 알고리즘 거래는 전체의 약 40%를 차지한다.
아울러 장중 단일 상·하한가 제도 및 서킷 브레이커(CB) 제도를 개편, 급격한 가격 변동을 제어한다. 현행 제도는 하루 동안 가격이 급변할 경우에 한해 거래를 중단시키나 앞으로는 직전 가격 대비 연속적으로 변동하는 것을 막아, 일정한 범위 안에서 거래가 체결되도록 한다.
서태종 자본시장국장은 "주문 오류 및 이에 따른 대규모 손실은 증권사의 건전성뿐 아니라 파생 상품 시장의 안정적인 거래를 저해한다"며 제도 개선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한맥투자증권 사고와 관련해서는 "고객예탁금이 한국증권금융에 예치돼 있어 언제든 찾아갈 수 있다"며 "투자자 피해는 미미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