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카드 분사당시 은행 고객정보 상당부분 건너간 듯
금감원 "자회사간 함부로 고객정보 공유 못하도록 할 것"
최근 카드사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이 일파만파 충격파를 더해가고 있는 가운데 카드를 사용하지 않은 고객 정보의 유출사실까지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B국민카드, 롯데카드, NH농협카드에서 유출된 고객정보만 1억580만건이며, 이중 KB국민카드의 경우 5300만명(사망자나 중복 포함)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특히 KB국민카드의 경우 카드를 쓰지 않는 국민은행 고객의 정보까지 상당수 유출돼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금감원은 19일 고객정보 유출 관련 긴급 브리핑을 통해 "KB국민카드의 경우 통지대상에 자사 고객 외에 국민은행 등 계열사 고객도 다수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이는 KB국민카드를 쓰지 않는 일반 은행고객 중에서도 상당수 정보유출이 있어났다는 것.
국민은행의 경우 고객수만 2800만명이고, 스마트폰뱅킹 이용자수도 800만명에 이르며 방대한 고객수를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민은행은 '국민' 대다수와 거래를 하는 '국민의 은행'이라는 자부심을 내세우고 있는데 이번에 '국민'들이 '믿었던 도끼에 발등을 찍힌 격'이 된 셈이다.
카드사를 통해 유출된 고객정보는 성명, 주민등록번호, 전화번호, 주소 등 개인식별정보와 카드번호 및 유효기간(KB 제외), 결제계좌, 타사카드정보(NH 제외) 등 개인신용정보로 구성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카드도 쓰지 않는 은행고객의 정보가 어떻게 유출될 수 있었을까?
박세춘 금감원 부원장보는 "KB카드의 경우 국민은행에서 분사할 당시 은행 고객의 정보를 가져 나온 것이 아닌가 한다"며 "현장검사를 해보고 금융지주 내 자회사 간 정보를 함부로 공유하지 못하도록 제도를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분사 때 들고 나온 은행고객정보에 대한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이 같은 대규모 정보유출 사고에 애꿎은 은행 고객들까지 피해를 보게 됐다는 설명인 것.
이와 관련 국민은행 관계자는 카드를 사용하지 않는 은행고객의 정보유출과 관련 "정보유출의 통로는 은행이 아닌 카드사로 알고 있다"며 선을 그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현재 금융당국에서 현장검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한 뒤 "현재 고객정보가 유출된 부분에 대해서는 은행 창구에서 카드를 재발급해 드리고 있다"며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한편 금융위는 카드사별로 재발급·해지를 위한 전담 콜센터 확대 및 24시간 운영체제구축 등을 통해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토록 주문하고, 카드사별로 부정사용에 대한 신고 접수시 피해액은 전액 보상토록 했다.
또 금융위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금융회사의 고객정보 관리에 대해 보다 근본적으로 문제점을 진단하고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사고를 초래한 당사자에 대해서는 형사처벌과 별도로 최고한도의 행정제재를 조속한 시일 내 추진키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