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전화번호 등 단순정보 대부분…2차 피해 아직 없어
스팸광고 메일·보이스피싱 등에 악용될 소지는 배제 못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 초에 잇따라 대규모 고객정보유출 사고가 터지며 국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씨티은행과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에서 10만3000여건의 고객정보가 대출모집인에게 유출된데 이어 KB국민·롯데·NH농협카드에서 1억580만건의 고객정보가 유출됐기 때문.
금융권에 따르면 2800만명의 고객을 보유한 국민은행에 조밀한 지역 고객망을 갖춘 농협과 롯데까지 더해지며 이번 사고로 가히 국민 대다수가 정보유출에 노출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금감원은 검찰로부터 수사기록과 유출된 정보파일을 확보하고, 3개 카드사에 현장검사를 착수해 정보유출 경위 및 책임소재를 파악중이다.
그렇다면 이번에 유출된 정보는 어떤 것들일까?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씨티은행과 SC은행의 고객정보 유출 이후 지난해 12월 27일 정보유출 가능성이 있는 16개 금융회사에 대해 자체점검을 실시토록 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불법유출된 것으로 의심되는 개인정보 건수는 127만건이며 중복을 제외한 고객수는 약 65만명 수준으로 이중 금융회사의 고객DB에 포함된 고객수는 36만명(은행 24만명, 저축은행 2000명, 여전사 11만명)에 이른다.
유출된 정보는 성명, 전화번호, 직장명 등 단순정보이며, 예금계좌번호, 비밀번호 등 금융거래 관련 민감정보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는 것이 금감원 측의 설명.
고객 유형별로는 개인고객정보가 76.8%(97만6000건), 법인고객 정보가 나머지 23.2%(29만건)를 차지한다.
현재까지 정보유출이 확인된 금융회사는 씨티은행이 3만4000건, SC은행이 10만3000건으로 나머지 14개 금융회사는 현재 대출모집인이 USB에 수록해 보관중인 개인정보가 금융회사로부터 유출되었는지 여부를 확인중이다.
KB국민카드 등 3개사에서 정보유출이 된 고객수는 약 1억580만명으로 이중 기업과 가맹점, 사망자 등을 제외할 경우 각 사별 약 2000만건(KB카드는 약 4000만건)이다.
이들 3개사에서 유출된 정보는 성명, 주민등록번호 전화번호, 주소 등 '개인식별정보'와 카드번호 및 유효기간(KB 제외), 결제계좌, 타사카드정보(NH 제외) 등 개인신용정보로 구성돼 있다.
19일 금융감독원은 긴급 브리핑을 통해 16개 금융회사와 3개 카드사에서 유출된 고객정보가 현재까지 2차 피해사례로 연결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16개 금융회사의 경우는 USB 수록정보는 주로 대출마케팅을 위한 것으로 비밀번호 등이 포함되지 않아 예금인출, 카드복제 등 직접적인 피해로 이어질 개연성이 낮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2차 유포시 휴대폰 정보를 이용한 대부업체 및 대출모집인의 스팸광고 발송, 보이스피싱 등에 악용될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고 있다.
3개 카드사의 경우 정보를 빼낸 KCB 직원과 정보를 구입한 대출광고업자 및 대출모집인 등 관련자들로부터 원본파일과 복사파일을 창원지법에서 모두 압수했기 때문에 2차 유통에 따른 피해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에 유출된 정보가 시장에 유통되더라도 신용카드 비밀번호, CVC값 및 결제계좌 비밀번호 등 중요정보는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카드 위·변조 및 현금 불법인출 등 고객의 피해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금감원 측은 내다봤다.
하지만 고객에 대한 정보유출사실 통지 과정에서 고객들의 불안심리를 이용한 보이스피싱, 스미싱 등의 피해에 대해서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금감원 측의 당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