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7000만원 이상 세부담↑…공무원 직급보조비 '과세'

"'과세사각지대' 줄인다"…종교인 과세 2월 '담판'

올해부터 소득세 최고세율 적용 과세표준 구간이 조정되면서 고소득근로자들이 매달 월급에서 내야 하는 원천징수 소득세액이 늘어난다. 

또한 연 소득 10억원 이상을 벌어들이는 고소득 농민에 대해 소득세가 부과되고 그동안 '과세 사각지대'로 불렸던 공무원 직급보조비도 세법에 과세대상으로 명시됐다. 내년(2015년)부터 공무원 직급보조비에 대해서도 소득세가 부과된다.

기획재정부는 23일 지난 연말 국회 세법개정안 심의결과에 따른 후속조치로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세법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했다. 

□ "고소득자 세부담 늘어난다"…원천징수세액 상향 조정 = 기재부에 따르면 연봉 7000만원 이상 근로자의 경우 연간 세부담이 증가한다. 매월 원천징수하는 소득세액이 상향조정됐기 때문이다.

반면 연봉 7000만원 이하 근로자는 원천징수세액이 현행 수준이거나 약간 줄어드는 수준에 머문다. 고소득 근로자의 소득세 부담이 다소 늘어난 이유는 소득세 최고세율 과세표준 구간을 3억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조정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세부담 증가에 맞춰 간이세액표에 따른 원천징수세액을 조정하지 않는 경우 내년 연말정산 시 추가납부세액이 크게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이에 증가되는 세금이 연말정산 시 집중되지 않도록 월별 원천징수 근로소득세액을 조정했다는 것이다.

20세 이하를 둔 4인 가구를 기준으로 월급여 300~500만원(연봉 3600만원~6000만원)을 받을 경우 매달 월급에서 차감되는 소득세는 변화가 없다.

이에 반해 고소득 근로자의 경우 매달 월급에서 차감되는 소득세 금액이 늘어난다.

구체적으로 소득수준별 원천징수세액을 살펴보면 월 소득 600만원 근로자는 종전보다 3만원 늘어난 40만원을, 700만원 근로자는 58만원으로 현행보다 6만원이 늘어난 소득세를 월급에서 차감당한다.

또한 월 소득이 900~1500만원사이인 근로자는 9~19만원이 인상된 소득세가 월급에서 빠져나가며, 2000만원 근로자는 종전보다 39만원이 늘어난 483만원이 월 소득에서 차감된다. 다음달 21일 이후 원천징수하는 분부터 적용된다.

즉 2월분 월급을 지급받을 때부터 적용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김낙회 기재부 세제실장은 "다음달 21일 이후 원천징수하는 부분부터 바뀌며, 같은 달 20일까지 지급하게 되면 현행 규정대로 원천징수세액이 적용된다"고 밝혔다.

□ 과세사각지대 축소…종교인 과세 2월 국회 '분수령' = 그동안 소득세를 납부하지 않았던 고소득 작물재배업에도 과세를 단행한다.

구체적으로 벼, 보리 등 곡물 및 기타 식량작물 재배업을 제외한 10억원 이상 수입금액을 초과하는 작물재배업에 대해 소득세가 부과, 2015년부터는 세금을 내야한다.

여기에 공무원 직급보조비 및 재외근무수당도 과세하기로 했다. 단 재외근무수당 중 일부 생활비 보전금액, 특수지근무수당 등은 비과세가 유지된다.

김낙회 실장은 이에 대해 "대부분의 OECD 국가들이 외교관들의 재외근무수당은 과세하지 않고 있다"며 "외교관들에게 지급되는 자녀 수당, 학비 수당, 특수근무지 수당 등은 실비변상적 성격이 강하다. 이런 점들에 대해 외교부와 협의를 하고, 외교부 장관이 고시하는 내용으로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또한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상장지수펀드(ETN)에 대한 과세근거를 신설, 해당 펀드로부터의 이익을 배당소득으로 과세하도록 했다.

'성역(聖域)'으로 불리우던 종교인 소득에 대한 과세는 2월 정기국회에서 정치권과 논의한 후 결정짓겠다는 것이 정부의 공식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김 실장은 "지난 연말에 국회 조세소위에서 논의가 있었고, 과세 원칙에 대해서도 크게 이견이 없었다"며 "어떠한 방식으로 과세를 할 것인지 종교단체와 협의를 하고 있다. 2월에 열릴 국회에서 최종 마무리 짓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연말 정부는 2015년부터 종교인의 소득을 기타소득(필요경비 80% 인정, 세율 22%)으로 과세하는 내용의 세법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소득항목 등 과세방식에 대한 세부사안을 놓고 여야 의원들의 이견이 발생해 2월 임시국회에서 재논의하기로 결정된 바 있다.

□ 기업세제 개편…중소기업 혜택 늘었다 = 중소기업 핵심인력성과보상기금 납입금 손비 인정 범위에 중소기업인력지원특별법에 따른 핵심인력성과보상기금 납입금을 추가했다.

핵심인력성과보상기금 납입금은 중소기업과 근로자가 함께 납입한 후 5년 이상 장기 근속할 경우 납입액을 모두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제도다.

중소기업특별세액감면 대상도 확대된다. 우선 적용대상 물류업의 범위에 도선업을 추가시켰다.
종전까지는 화물운송업, 보관 및 창고업, 화물운송 중개·대리업, 화물터미널 운영업, 화물포장·검수업, 파렛트임대업, '항만법'상 예선업 등만 포함됐다.

여기에 작물재배업·어업의 종업원 수 기준을 10명에서 50명 미만으로 확대해 소기업 판단기준을 완화했으며, 지식기반산업에 출판업(서적·잡지 및 기타인쇄물), 공연예술업도 포함시켰다.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일감몰아주기 증여의제(사실상 증여) 과세요건을 조정했다. 이에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증여의제이익을 계산할 때 정상거래비율을 30%에서 50%로, 주식보율비율은 3%에서 10%로 완화시켰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간 매출, 중소·중견기업의 수출목적 국내거래(간접수출)를 일감몰아주기 과세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했다. 

□ 해외까지 '세원관리' 철저하게 한다 = 특정외국법인 유보소득 합산과세제도 적용대상에 '수동소득 비율이 50% 이하인 경우에도 일정수준을 넘을 경우'를 포함하고, 유보소득 산출을 위한 관련서류 미제출시 가산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또한 해외직접투자에 대한 자료제출 의무를 강화했다.

비경상적 손실금액이 연간 50억원(개인 10억원)이상 또는 5년간 누적 100억원 이상(개인20억원) 발생 시 관련 거래 내용을 보고하도록 했다. 기한 내에 해외투자 자료를 제출하지 않거나 허위자료를 제출했다면 3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조세조약 등 미체결국의 외국인투자에 대한 조세감면을 배제하도록 했다.

정보교환 관련 국제기준을 준수하지 않은 국가는 레바논, 보츠와나, 도미니카 연방, 과테말라, 나우루, 니우에, 키프러스, 트리니다드 토바고, 세일셜 등이다.

이 밖에 세무조사 재조사 사유에 조세 범칙행위 혐의를 인정할만한 명백한 자료가 있는 경우도 포함시켰으며, 면세유류 구입카드(농협), 출고지시서(수협), 면세유류구입권(산림조합) 등을 부정 발급할 경우 그 횟수에 따라 벌금이 부과된다.

1차 위반했을 경우 500만원, 2차는 1000만원, 3차는 3000만원이다.

한편 정부는 이번에 발표한 세법시행령 개정안을 내달 10일까지 입법예고하고, 법제처 심사 및 차관회의를 거쳐 내달 18일 국무회의에 상정한 뒤 공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