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국선세무대리인제도' 전격 시행
'지식기부' 세무사․회계사 등 공개모집
과세관청의 세금부과에 불복하고 싶어도 경제적 여유가 허락지 않아 망설이던 영세납세자들이 마음 놓고 조세불복을 제기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이 영세납세자들을 대상으로 한 ‘국선세무대리인’ 제도의 전격 시행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동연 국세청 심사1담당관(사진)은 5일 "영세납세자가 국세 불복청구를 제기하는 경우 무료로 세무대리인을 지원하는 국선세무대리인 제도를 납세자의 날인 3월3일부터 전면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세청이 설정한 구체적인 지원대상은 세무대리인 선임 없이 청구세액 1000만원 미만의 불복청구를 제기하는 개인 중 납세자 재산수준 등을 고려해 영세납세자로 제한했다.
재산수준은 부동산(자동차, 주식, 회원권) 등 자산 3억원 미만인 경우이며 개인사업자 중 복식부기의무자(농업․임업․소매업․부동산매매업 등 직전연도 수입금액 3억원 이상, 제조업․숙박업 등 직전연도 수입금액 1억5000만원 이상, 부동산임대업 등 직전연도 수입금액 7500만원 이상)는 지원대상에서 제외된다.
또한 양도, 상속, 종합부동산세 등과 관련한 세목에 대한 조세불복은 지원대상에서 빠진다.
즉, 소득세와 부가가치세 세목에 대한 조세불복만이 지원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근로자들도 원칙적으로 재산기준에 부합하면 국선세무대리인을 지원받을 수 있다.
국세청은 제도 시행에 소요되는 인력인 세무사, 공인회계사, 변호사 등 전문자격사들의 ‘지식기부(무보수)' 형태로 국선세무대리인으로 모집한다는 방침이다.
전국적으로 237명 가량의 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국세청은 추산하고 있으며 이날(5일)부터 오는 14일까지 국세청과 지방국세청 각 일선 세무서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모집공고를 내고 대대적인 '리쿠르팅'을 진행할 계획이다.
국세청은 무보수 봉사 개념으로 제도가 운영된다는 점을 감안해 국선세무대리인 1명이 연간 처리할 불복청구 건수를 4건 이내로 조절할 방침이다.
한 담당관은 이와 관련해 "국선세무대리인으로 위촉되면 명단을 관서별 홈페이지에 게재해 명예를 높이고 임기를 마친 후 관서별 국세심사위원회 등의 위원 위촉 시 우대할 예정”이라며 “향후 제도 법제화를 추진하고 국비지원을 위한 예산확보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3.0 과제인 납세자 맞춤형 서비스 제공의 일환이기도 한 국선세무대리인 제도 시행으로 경제적 여건이 어려운 영세납세자의 권리구제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