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팽팽한 대립…김용판 무죄선고로 2월국회 '특검' 재점화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 특검이 2월 임시국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쟁점법안에 대한 치열한 '기싸움'이 예상됐던 2월 국회이지만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의 대선개입 혐의가 지난 6일 무죄로 선고되면서 이슈 판도가 완전히 대선개입 '특검'으로 옮겨져 재점화되고 있는 것.
연일 '특검' 요구 수위를 높이던 민주당은 11일 여야 대표 원내대표가 참여하는 ‘여야 4자회담’을 제의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민주당을 겨냥 "야당 독재" "사법부 흔들기"라고 맹비난을 쏟아내며 "특검은 꿈도 꾸지 말라"고 강하게 맞섰다.
□ 민주 "특검, 진실과 정의 향한 정당한 요구…국민들 분노로 들끓어" =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정원을 비롯한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의혹에 대한 특검 도입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와 원내대표가 참여하는 '4자회담'을 공식 제안했다.
전 원내대표는 "(여야) 원내대표 간에 특검 실시를 위한 시기와 범위를 논의했지만 아무런 진척이 없었다"며 "4자회담을 다시 열어 지난해 12월3일 4자회담 합의문에 따른 특검의 실시 시기와 범위 문제에 대한 논의를 본격 시작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어 "특검 시행을 위한 4자회동 재개와 함께 특검법을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해 논의를 시작할 것을 국민의 이름으로 새누리당에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여야 대표 및 원내대표는 지난해 12월 3일 합의문에 "국가기관 대선 개입의혹에 대한 특검의 시기와 범위 문제는 계속 논의한다"고 명시한 바 있다. 민주당은 이 합의에 대해 '특검'실시는 전제된 것으로 규정, 그 시기와 범위를 논의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전 원내대표는 "특검은 진실과 정의를 향한 정당한 국민의 요구이자 당연한 권리인 동시에 여야가 약속한 합의사항"이라며 "사회적 갈등 해소와 정상적 국정운영을 위한 최소한의 전제이며 피할 수 없는 정의와 진실의 명령"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전 원내대표는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1심 무죄 판결과 관련, 야당의 특검 요구에 정홍원 국무총리가 "법원이 판결한 사안에 대해 다시 특검을 하자는 것은 삼권 분립의 근간을 부정하는 게 아닌가 우려한다"고 전날 대정부질문에서 답변한 것을 지적하며 ”총리가 국민의 특검요구를 삼권분립 부정으로 매도하고 경찰 수뇌부가 권은희 당시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을 협박한다고 해서 부러질 정의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예견된 부실수사와 이로 인해 유보된 사법 정의를 핑계로 정당한 요구인 특검을 거부하는 건 국민에 대한 불복"이라며 "들끓는 분노와 진실규명 요구를 새누리당은 직시해야 하며 박근혜 대통령은 이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거듭 압박했다.
□ 새누리 "사법부 흔들기 도 넘어…꿈도 꾸지 마라" = 하지만 새누리당은 야당의 거듭된 특검 압박에 미동도 하지 않는 모습이다. 오히려 야권을 향해 "야당 독재"라며 특검 절대 '불가'입장을 밝혔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이 정도면 야당 독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민주주의 국가 대명천지에서 이뤄질 수 없는 사법부 흔들기가 도를 넘고 있다"며 "민주주의 위기, 삼권분립 위기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무소속 안철수 의원측이 '특검'을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도 "더욱 개탄스러운 것은 민주당의 생떼에 새 정치를 주장하는 신당까지 합세했다는 것"이라며 "새 정치가 고작 삼권분립 부정이라니 어이없다. 민주당과 신당은 이를 통해 한몫 보겠다는 집단 환각에서 빨리 깨어나길 바란다"고 맹비난했다.
최 원내대표는 "국민들은 싸늘하고 무서운 눈으로 야당의 반지성, 반민주주의 행태를 보고 있다. 야당 주장대로라면 세계 민주헌정에서 유례없는 '특판'(특별재판)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특검은 꿈도 꾸지 말길 바란다"고 엄포를 놓았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도 "지금 민주당의 주장을 보면 대한민국이 삼권분립 국가인가 의문이 든다"며 "민주당의 일방독재에 의한 독재국가로 전락하는 게 아닌가. 민주당을 위한, 민주당에 의한 대한민국이 되어야 민주당은 직성이 풀릴 것이다. 민주당이 헌법정신으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