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환은행에서 외환카드를 분사하려는 시도가 고객정보 유출의 재발을 부추길 수 있다는 주장이 국정조사에서 제기됐다.
하나SK카드와의 통합을 전제로 진행되고 있는 작업인 만큼, 외환카드 고객 입장에서는 본인의사와 상관없이 다른 회사에 개인정보를 제공하는 꼴이라는 지적이다.
13일 민주당 김기준 국회의원이 제시한 국정조사 자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KB국민카드 분사 허가 시, 카드사가 은행 거래만 있는 고객정보를 가져나갈 때 따라야 할 규정 준수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당국은 최근 진행되고 있는 외환카드 분사 허가 심사에서도 고객정보 분리는 법적으로 심사대상이 아니라고 밝히고 있어 '소 잃고 외양간도 안 고치는 꼴'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융지주회사법에 의하면 자회사 간에 정보 제공은 하더라도 그 범위나 대상을 구체적으로 정하도록 돼있다. 무차별적인 정보 제공을 지양한다는 취지에서다.
그러나 지난 2011년 분사 당시 국민카드는 이 절차를 지키지 않았고, 분사 허가권을 가진 금융당국도 관련 내용을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김 의원은 "금융당국의 카드 분사 심사는 그 과정에서 법률위반 소지가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기본인데도 이를 확인하지 않은 것"이라며 "당국의 고객정보 보호 중요성에 대한 인식수준이 어떠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힐난했다.
이어 "IT전문가들에 의하면 고객정보 분리를 위해서는 최소 5개월에서 8개월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며 "당국이 고객정보의 실질적인 분리 여부도 확인하지 않은 채 (외환카드의) 예비허가를 내 준다는 것은 스스로 정보보호 불감증에 걸려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외환은행 노동조합은 이 같은 문제점을 파악하고 인가신청 반려 진정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바 있다.
노조 관계자는 "분사된 외환카드가 은행고객의 데이터베이스를 가지고 나가거나 계속 공유하게 된다면 카드사 정보유출 사건의 재발을 방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은행의 통합DB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이용할 개인정보의 범위를 사안마다 정하는 방법이 고려되고 있다"며 "하지만 이런 방식은 최근의 정보유출사고에서 확인한 것처럼 개인정보에 대한 부적절한 접근에 따른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