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사회적 경제 주목…민주, 교통‧주택 정책 주력
6.4 전국동시 지방선거의 열기가 달아오르면서 여야의 정책 대결에도 시동이 걸렸다.
현재 후보가 확정되지 않아 정책의 방향과 구체성, 실현 가능성은 모호한 상태이긴 하지만 여야 모두 국민들의 피부에 와 닿은 '민생정책'을 준비하겠다는 방향을 제1 목표로 삼고 있어 이슈 선점 전쟁이 곧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여당인 새누리당은 지난 10일 '국민체감 소통형', '실천 가능형', '지역 맞춤형' 공약 개발을 3대 활동방향으로 한 지방선거 공약기구인 '국민행복드림본부'를 발족했다. 국민행복드림본부는 박근혜 정부의 '100% 국민행복' 대선 슬로건을 차용, 이를 정책에 뒷받침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 새누리 국민행복드림본부 공약기구 발족…사회적 경제기본법 제정 추진 = 중앙 공약을 담당하는 '힘찬 미래로 씽씽단'과 지역공약을 담당하는 '내 고향 발전 튼튼단', '시‧도당 국민행복드림본부'가 본부 산하에서 운영된다. 또한, 국민 체감형 공약개발을 위해 정책공약 공모전을 오는 17일부터 내달 7일까지 열기로 했다.
이와 함께 황우여 대표가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힌 사회적 경제를 위한 사회적 기업 육성 역시 지방선거 주요 정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유승민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사회적 경제 특위를 구성하고 '사회적경제기본법(가칭)' 제정 추진에 나선다. 특위는 사회적 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조정기구 신설하는 것을 골자로 한 법안을 오는 4월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 후보난립‧인물난으로 경선부터 난망 "후보 정해져야 구체적 정책 발표" = 하지만 새누리당은 현재까지 지방선거에 나설 후보들이 정해져 있지 않고 주요 지역의 경우 후보가 난립하거나 인물난을 겪는 곳이 많아 지방선거 맞춤공약을 내놓기가 지금으로서는 난망한 상황이다. 정책 이슈 선점보다 경선부터 국민적 관심을 모아야 한다는 과제가 놓여있는 것.
국민행복드림본부 한 관계자에 따르면 우선 정부 공약을 기본 뼈대로 대선 당시 지방공약을 구체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본부장을 맡기로 한 김기현 정책위 의장이 울산시장 출마를 고려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김 의장이 울산시장 후보가 될 경우 공약기구의 수장을 새로 임명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
당 전략기획 측 관계자는 14일 <조세일보>와의 통화에서 "지금 공약을 구체적으로 만들기는 쉽지 않다. 지방정부는 어떻게 보면 우리가 야당이어서 저쪽과 달리 경선도 해야 하고 공천룰도 정해야하고 할 게 많다"며 "때문에 후보가 정해져야 후보공약과 맞춰서 중앙공약과 지방공약을 구체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 민주, 현역 프리미엄 구체성 띠기 시작…교통‧주택 정책 공략 = 한편 새누리당에 비해 수도권-강원-충청 등 현역 지역자치단체장의 프리미엄을 갖고 있는 민주당은 구체적인 공약 마련에 적극적이다. 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 표심 공략 정책인 대중교통 통합시스템 구축이 대표적이다.
민주당 장병완 정책위의장은 지난 13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매년 2조5000억 원의 재정을 대중교통에 지원하고 있지만 작년 말 4인 가족의 교통비가 월 30만8000원으로 월 생활비의 10%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를 위해 '통합대중교통법'을 제정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3대 대책으로 버스·철도·지하철을 통합 운영하는 대중교통 통합시스템 구축과 무제한 환승 정액제 도입, 지하철과 연계된 공영주차장 확대를 제시했다. 2020년에는 전국 단일교통망을 구축해 국민 교통비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추겠다는 것.
또한 민주당은 여당의 반대로 막히고 있는 전월세 상한제 도입과 임대차 등록제 등도 거듭 주장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2월 내에 임대사업자 등록을 의무화하는 임대주택법 개정안과 조세특례제한법을 발의할 계획이다.
국회 국토위원회 소속인 이미경 의원은 3주택 이상의 민간임대주택 사업자의 등록을 의무화하는 임대주택법 개정안을 준비 중에 있다. 다주택 전세가를 세입자가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임대시장의 정보를 확보해 전월세가 안정을 추구하는 것이 목적이다. 또한 국회 기획재정위 야당 간사인 김현미 의원은 임대사업자들의 등록 의무로 인한 과세저항을 줄이고자 임대사업자에 대해 세금감면 혜택 등이 담긴 조세특례제한법을 발의한다.
이 의원실 관계자는 "전월세 상한제 전에 우선 임대시장에 대한 정보가 확보돼야 전월세가 안정을 가져올 수 있다"며 "서민주택정책의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이들 법안 역시 정부의 오는 3월 부동산 정책 발표 이후, 4월 국회에서 본격 논의될 전망이어서 6월 지방선거 정책 마련이 가속될 전망이다.
□ 2010년 무상급식의 추억(?) "최대한 서민‧중산층 정책 이슈 집중" = 민주당은 지난 2010년 지방선거 당시 핵심 이슈였던 '무상급식'만큼 파괴력 있는 정책개발은 어렵다는 게 중론이어서 최대한 서민‧중산층을 위한 정책개발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정책위 관계자는 "솔직히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정부여당이기 때문에 우리가 뭘 하겠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 그래서 우리가 정책을 만들어내서 이슈 선점하고 그걸 국민들에게 평가받을 수 있는 게 의미가 있다"며 "현재 정책 발표 시기는 아니지만 지방선거에서 어떤 정책을 내놓겠다는 정도는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서울시당 관계자는 "지금 2010년 지방선거 때처럼 무상급식 같은 정책이슈를 만들어내기는 쉽지 않다. 서민중산층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고민하고 개발해 후보가 확정되면 발표해 이슈 선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