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그룹내 순이익 비중 점차 상승
외환은행, 매년 순이익 큰 폭 감소하며 대조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자회사로 편입한 지 2년여가 흘렀다. 당시 합의에 따라 5년 독립경영이 보장돼 있으니 이제 3년 후면 통합 여부를 결론내야 한다.
하나금융이라는 한지붕에서 두가족으로 있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수장을 맡고 있는 김종준 하나은행장과 윤용로 외환은행장의 임기가 3월말로 다가오며 연임 가능성이 주목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하나·외환은행이라는 투뱅크 체제로 이어져 온 지난 2년간의 성적표는 어떨까?
앞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자회사로 묶이기 전인 2011년의 성적표를 보면 하나은행은 2011년 누적기준 순이익이 전년대비 2034억원 늘어난 1조2118억원을 기록하고, 외환은행은 1조7245억원을 나타냈다.
외환은행의 실적이 상대적으로 높아 보이는 것은 현대건설 매각 관련 이례이익 8756억원(세후)이 발생했기 때문.
이때문에 액면 그대로 실적을 비교하기 힘들지만 대체적으로 두 은행 모두 1조원대 순이익을 내며 건실함을 보여주었다는데는 이견이 없다.
2012년은 외환은행이 하나금융에 편입된 첫해였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의 실적이 반영되며 총자산은 전년대비 130조4000억원이 증가한 349조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이익은 4599억원 증가한 1조6823억원을 시현했다.
두 은행의 실적을 보면 하나은행이 연간 누적기준 7025억원, 외환은행은 연간 누적기준 6726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하나은행은 4분기에 대손충당금 전입이 증가하며 연결기준 당기손실 108억원을 기록했으며, 외환은행 역시 대손충당금 적립기준 통일에 따라 4분기 순이익이 3분기 대비 502억원이 감소했다.
은행의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양 은행이 모두 하락해 하나은행은 3분기 대비 0.11%포인트 하락한 1.59%, 외환은행은 3분기 대비 0.08%포인트 하락한 2.23%를 나타냈다.
자회사 편입 첫해만해도 비슷한 실적을 기록했던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실적은 2013년부터 뚜렷하게 갈리기 시작했다.
2013년 하나금융은 연간 누적기준 1조2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이는 2012년 대비 37.1%(6015억원)이 감소한 것인데 2012년 1분기 외환은행 인수에 따른 부의영업권(한 회사가 다른 회사를 인수하면서 적정가보다 싸게 살 때 발생하는 이익) 1조684억원을 제외하면 전년대비 84.4% 증가한 것이다.
2012년 외환은행 인수에 따른 일회성 반짝 요인이 사라진데 따라 실적이 상당부분 감소됐다는 것.
하나은행은 연간 누적기준 7341억원을 시현했으며 이는 전년대비 1600억원이 증가한 것이다.
이에 반해 외환은행은 자회사에 대한 손상손실 반영과 환평가이익 감소 등으로 인해 전년대비 2687억원 감소한 365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수익성지표인 NIM의 경우 하나은행이 0.18%포인트 하락한 1.52%를 보였고, 외환은행은 0.25%포인트 하락한 2.11%를 기록했다.
불과 2년여 만에 하나금융그룹의 연간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하나은행이 41.75%에서 71.97%로 수직상승한 반면 외환은행은 39.98%에서 35.85%로 급전직하한 것이다.
여기에 외환카드 분사시 외환 카드부문 수익이 100% 하나금융지주로 귀속되며 외환은행의 순이익이 그만큼 줄어들게 되는 점을 감안하면 그룹 내 위상은 더욱 하락할 수도 있다.
하나은행의 경우 일관된 성적표를 거두며 선전한 반면 외환은행의 실적 하락은 사실상 편입으로 인한 수혜는 거의 없었던 셈.
이 같은 이유로 외환은행 내부에서는 하나-외환 카드통합이 외환카드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조치라는 볼멘소리를 내고 있기도 하다.
2009년 이후 꾸준히 순이익을 내고 있는 외환카드와 달리 2011년 휴대폰 할부요금 관리 등 비카드사업의 일회성 수익으로 인해 218억원의 순이익을 내고 2013년 35억원의 순이익을 낸 것을 제외하고 매년 적자를 보이고 있는 하나SK카드와의 통합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