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도주우려 없고 건강 좋지 않아 법정구속은 안 해"
1600억원대의 비자금 조성과 탈세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로 기소된 이재현 CJ그룹 회장에게 징역 4년에 벌금 260억원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4부(재판장 김용관 부장판사)는 14일 선고에서 "준법경영이 가장 중요한 기업 경영의 원칙 중 하나"라고 전제하고 "이 회장이 비자금 조성과 탈세로 CJ 그룹에 큰 피해를 가져왔다"며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회장이 비자금을 회사 임직원들의 개인 명의로 관리해 왔고 해외 계열사에 주식을 배당해 소득이 발생했음에도 세금을 내지 않는 등 탈세를 했다"며 "260억 원 상당의 조세 포탈은 그 자체로 큰 범죄이고 국민의 납세 의식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이어 "비자금 조성 규모가 크고 회사부실을 초래할 위험이 있었으며 불법 용도로 사용됨으로써 우리 사회에 부정적인 작용을 할 가능성이 높았다"고 평가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이 회장이 사회적 지위로 볼 때 도주 우려가 없고, 의학적으로 지난해 8월 신부전증 수술을 받아 건강상 좋지 않은 점을 참작해 법정구속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 회장의 자금을 관리해온 신동기 전 부사장은 징역3년에 집행유예5년, 성용준 전 재무팀장은 징역3년에 집행유예4년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신 전 부사장에게 선고한 벌금 240억 원과 성 전 재무팀장에게 선고한 벌금 50억 원은 각각 선고를 유예한다고 밝혔다.
배형찬 CJ 재팬 대표이사에게는 징역2년 6월, 집행유예3년을 선고했고, 하대중 전 CJ지주회사 대표에게는 무죄를 선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