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세법에서는 국민들의 주거안정을 지원할 목적으로 일정 요건을 갖춘 1세대1주택에 대해서는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표면적으로 1세대1주택 비과세는 과세당국과 납세자간 다툼의 소지가 적어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속내를 보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특히 '세대' 구분 문제를 놓고 과세당국과 납세자간 서로 다른 판단으로 분쟁이 일어나기도 하는데요.
세법에서 명시하고 있는 세대란 '동일한 주소 또는 거소에서 생계를 같이하는 가족'을 의미하지만, 현실이 꼭 세법의 틀에 맞게 움직이는 것은 아닙니다.
최근 조세심판원의 구제로 부과됐던 세금을 돌려받게 된 A씨. 그의 사례도 세대 구분과 관련해 납세자의 판단과 과세당국의 판단이 달랐기 때문에 발생했습니다.
□ 생계가족 판단에 각기 다른 '시각차' = 납세자 A씨는 지난 2011년 9월 집 한 채를 구입했습니다. 이로 인해 집이 2채가 되긴 했지만 새집으로 이사를 하기 위해서 잠시 머물렀다가 같은 달에 나머지 1채의 집은 팔게 되는데요.
A씨는 현행법상 예외가 인정되는 '거주이전을 위한 일시적 2주택'에 해당된다고 판단, 양도세에 대한 비과세 감면 신청을 했습니다. 하지만 과세당국은 A씨가 1세대4주택 보유자로 판단해, 양도세를 부과하면서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불가피하게 일시적으로 2주택이 됐다는 사실은 문제라고 볼 수는 없지만, 과세당국은 유주택자인 딸 B씨와 A씨를 생계를 같이 하는 동거가족으로 봤기 때문입니다.
A씨는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그는 "현재 남편과 맞벌이 중인 딸이 살고 있는 아파트가 전세계약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대체주택으로 전입해 거주하고 있었다"며 "하지만 이는 딸의 남편이 회사 인사이동이 있기 전까지 일시적으로 거주했던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A씨는 이어 "딸은 별도의 근로소득으로 자녀를 부양하며 독립된 생계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처분청이 딸을 생계를 같이하는 세대원으로 보고 1세대1주택 비과세를 배제하고 양도세를 과세한 처분은 부당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과세당국의 입장은 달랐습니다.
A씨가 새로 분양받은 주택이 A씨와 그의 남편이 생활하기에는 상당히 큰 공간이라는 점 등을 비추어볼 때 B씨와 함께 생활할 목적으로 취득했다는 것입니다.
과세당국은 "A씨가 아파트 관리비, 정수기 사용료 등을 내고 있는 반면에 B씨는 아파트 공동사용에 대한 생활비를 부담한 증빙이 없었다"며 "A씨가 B씨와 함께 생활할 목적으로 대체주택을 취득한 것으로 보이므로 해당주택의 양도 당시 1세대4주택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 양도소득세를 과세한 당초 처분은 정당하다"고 반박했습니다.
□ 심판원 "동일세대원이라도 별도 소득 있다면 독립세대" = 결국 심판청구까지 가게 된 다툼에 대해 조세심판원은 과세관청의 처분이 틀렸다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일시적으로 거주하고 있다는 A씨의 주장을 수렴, A씨와 B씨를 각각 독립된 세대로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심판원은 결정문을 통해 "생계를 같이하는 동거가족여부의 판단은 그 주민등록지가 같은가의 여하에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한 세대 내에 거주하면서 생계를 함께하는가 여부에 따라 판단되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심판원은 이에 "주택 양도 당시 주민등록상 A씨와 B씨가 동일세대원으로 등재되어 있다 하더라도 A씨는 배우자의 연금수령액으로 생활하고 있고, B씨는 별도의 근로소득으로 자녀를 부양하고 있다"며 "B씨의 배우자 근무지로 인사교류 신청을 함에 따라 인사교류 시 까지 대체주택에서 일시적으로 거주하고 있어 A씨와 B씨가 각각 독립된 세대로서 생계를 달리 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습니다.
[참고 심판례 : 조심2013구15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