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행정 질 개선…전문성 강화 강조" = 김형돈 조세심판원장(사진 왼쪽)이 지난 11일 정부세종청사 집무실에서 황춘섭 조세일보 대표이사와 만나 인터뷰를 갖은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 김 원장은 "조세심판원에 근무하는 종사 직원들의 질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종사 직원들의 전문성이 바로 그것이다."라고 밝혔다. (사진 = 김용진 기자)
납세자들의 권리를 구제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조세심판원.'
제살을 깎는 고통이 수반되지만 과세당국의 잘못된 세법 해석과 적용을 조속히 시정하는 것이 심판원의 설립취지다. 이 같은 막중한 임무를 맡고 있는 심판원의 역할은 어디에도 휘둘리지 않고 '중립성'을 지켜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최근 과세관청의 세무행정 강화에 따라 조세불복 심판청구 사건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박근혜 정부의 두 번째 조세심판원장으로 임명된 김형돈 조세심판원장도 심판원 출범이래 심판청구 건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고 있다.
지난 1월 심판원장으로 임명된 이후 과세관청의 세무행정 강화에 불복청구가 늘어남에 따라, 납세자 권익보호를 위한 심판원 본연의 역할수행에 가장 큰 관심과 노력을 쏟고 있는 이유다.
김 원장은 외관상 제도를 개선하는 것도 좋지만, 현재는 조세심판원에 근무하는 종사 직원들의 질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입이 닳도록 외치고 있다.
숫적으로 부족한 인력 상황에서 조세심판원의 결정에 대한 국민 신뢰를 얻기 위한 사실상 유일한 길이라는 것이 김 원장의 소신이다. 질적인 변화 속에는 청구건수가 늘어나는 상황에서도 심판결정의 질은 지금보다는 더욱 높여야 한다는 깊은 뜻이 담겨 있다.
조세일보(www.joseilbo.com)는 조세정의·공평과세 실현과 납세자 권리구제 사이의 균형추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김형돈 조세심판원장과 인터뷰를 갖고, 그가 머릿속에 구상하고 있는 심판업무 추진계획 및 심판원 발전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2회에 걸쳐 보도한다.
대담 : 황춘섭 조세일보 대표이사
정리 및 사진 : 강상엽, 김용진 기자
Q. 조세심판원 제5대 원장으로 임명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납세자 권리구제의 선봉장인 심판원장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 심판원장 취임 소감과 각오는.
☞ 먼저 제5대 조세심판원장에 취임한 것에 대해 납세자 권리구제라는 무거운 책무를 수행하는 조세심판원의 수장이라는 자리의 무게를 깊이 느끼고 있다. 심판관 할 때는 배심심판관, 비상임심판관 등이 계셔서 외롭지 않았지만 지금은 다르다는 느낌이다. 이러한 엄중한 자리에 걸맞도록 나 스스로부터 각오를 다잡을 것이다.
Q. 지난 달 취임사를 통해 심판행정의 양적인 변화보다는 질적인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히신 바 있다. '질적인 변화'의 구체적인 의미가 무엇인지.
☞ 조세심판원 출범이래 심판청구 건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금의 조세심판원은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합의체 형태의 '조세심판관회의를 통한 결정'과 외부전문가가 참여하는 '비상임심판관 제도', '청구인 의견진술제도' 등 많은 좋은 제도를 가지고 있다.
외관상 제도를 개선하는 것도 좋지만 지금은 이러한 조세심판원에 근무하는 종사 직원들의 질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종사 직원들의 전문성이 바로 그것이다.
아무리 제도가 훌륭하다고 해도 이러한 요건이 부족한 직원들에 의해 그러한 제도가 실제로 운영된다면 누가 조세심판원의 결정을 신뢰하고 그 결과에 승복하기 어려울 것이다. 앞으로, 청구건수가 늘어나는 상황에서도 심판결정의 질은 지금보다는 더욱 높여야 한다는 생각이다.
Q. 과세관청의 세금부과 처분을 취소시킬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되어 있는 만큼 조세심판의 공정성과 심판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의 청렴성이 그 어느 부처보다 중요시되어야 한다고 판단된다. 조세심판의 공정성, 직원들의 청렴성을 보다 세련화할 수 있는 방안을 있다면.
☞ 말씀하신 바와 같이 조세심판의 공정성과 종사 직원들의 청렴성에 대한 제고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 공감한다. 조세심판원은 조세심판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생각한다면 그 어느 부서보다도 높은 공정성과 청렴성이 요구된다고 본다. 조세심판원이 요구하는 엄격한 공정성과 청렴성은 조세심판원의 '윤리규범'에 모두 담겨있는데, 이를 준수하도록 모두 노력해야 할 것이다.
Q. 국가적으로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세수부족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많다. 심판원도 정부 부처라는 측면에서 세수확보를 위한 일정한 '역할'이 음으로 양으로 요구될 것으로 여겨진다. 세수확보와 납세자 권리구제라는 본연의 역할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점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을 텐데, 이 난제를 효과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 묘안이 있는지 궁금하다.
☞ 어떤 경우라도 세수확보라는 목표가 위법·부당한 처분을 정당화하는 사유가 될 수 없다. 세수확보가 과세관청의 목표라면 조세심판원의 목표는 '위법·부당한 처분'이 없도록 하는 것이다.
잘못된 납세의식을 가진 납세자가 세법해석을 악용하는 경우가 있다면 신중한 판단을 통해 적정한 세부담을 하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조세심판원의 기능 중 하나가 '납세자의 권리구제'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