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초부터 임기를 시작하는 제6대 한국회계기준원장 공모에 8명의 후보가 등록해 치열한 경쟁을 벌여 지난 5일 예비면접을 치뤘다.
결국 두명의 최종 후보로 압축되어 24일 회계기준원 출연기관으로 구성된 회원총회에서 낙점될 예정이다.
회계기준원장 공모에 근래에 드물게 치열한 경합이 벌어진 것은 그만큼 회계기준원 위상이 높아졌다는 증거이며, 그 이면에는 회계기준원의 의사결정이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엄청나게 커졌기 때문이다.
회계기준원장의 역할은 막중하다. 이를테면 △두산인프라코어의 5억달러 규모 영구채의 자본·부채 성격의 회계처리문제 △한국가스공사 미수금의 금융자산 요건 충족 여부와 같은 복잡다기하고, 기업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 공정하게 처리되도록 회계질서를 세우는 막중한 일을 지휘하는 자리다.
그렇지만 기준제정의 전문성이나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와의 글로벌 네트워크보다는 국내 네트워크 또는 정치권의 입김이 우선하는 부작용에 대해 회계업계나 학계의 우려 섞인 목소리가 크다.
회계기준원장의 선임은 현 회계기준원장과 금융감독원, 한국공인회계사회 및 유관 단체장으로 구성된 원장추천위원회(원추위)의 역할이 결정적이다.
그런데 원추위 구성원 대다수는 정부의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다. 이번에도 후보들이 정부당국이나, 심지어는 정치권에도 줄을 대기 위해 동분서주했다는 후문이 파다하다.
우리나라의 회계투명성 제고를 위해서는 회계기준제정의 수장인 회계기준원장이 투명하게 선임될 필요가 있다.
소위 자리에 빚진 사람이 회계질서를 바로세우는 기준원장이 되어서는 국제적인 회계신인도 제고는 다시 뒷걸음칠 수밖에 없다는 회계업계의 우려를 유념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