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정 거래의 수법이 다양해지면서 무엇보다 제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내부자 거래나 시세조종과 같은 유형의 불공정 거래는 내부자에 의한 정보의 제공이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미국과 같이 자본시장이 일찍이 발달한 국가에서 주가조작 과징금을 기금으로 운용하는 방법은 다양한 형태가 있다. 별도의 기금을 만들어 피해자 구제를 하거나 소송비 지원을 하지만 가장 많이 쓰이는 곳은 제보자 포상금이다. 제보 포상금은 교묘한 주가조작 혐의를 밝혀내는데 그만큼 결정적 역할을 한다.
정윤모 자본시장연구원 기업정책실 연구위원(사진)은 "정부가 주가조작에 대한 행정 과징금을 도입할 경우 제보자에 대한 제재 감경 및 인센티브가 매우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행 법 체계는 주가조작 과징금 전액을 국고에 귀속한다. 그러나 미국과 영국은 과징금 중 일부를 별도의 기금으로 조성, 이를 정부 예산에 편입하지 않고 있다.
정 연구위원은 "미국에서는 증권거래법상 포상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금융 당국에 의해 징수된 민사제재금(civil penalty) 중 10~30%가 정보 제공자에 대한 포상금으로 쓰인다"고 설명했다.
또 대다수 소액 투자자가 소송비 과다로 손해배상 청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 같은 데 활용되기도 한다.
정 연구위원은 "주가조작 관련 피해자들 입장에서 볼 때 금전적 손해배상이 가장 효과적이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많은 국가에서 주식시장 불공정 거래 과징금을 국고로 귀속하지만, 미국에서는 오래전부터 기금 제도가 정착돼 왔다.
하지만 만일 이 같은 기금 제도가 도입되더라도 비중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
정 연구위원은 "만일 도입된다면 미국보다 적은 10~20%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약력] ▲연세대학교 법학과, 연세대학교 대학원 법학 석사 및 박사 ▲재정경제부 자본시장통합법 제정 TF 위원 ▲재정경제부 금융규제개선분과위원회 위원 ▲증권선물거래소(현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공시위원회 위원 ▲증권예탁결제원(현 한국예탁결제원) 전문위원회 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