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 금융감독원
채권금리 상승, 거래량 감소에 한숨 '푹'
동양사태, 한맥증권 주문손실도 한 몫
불황을 맞은 증권사들이 결산시기를 맞아 초라한 성적표를 내밀었다.
동양사태 및 한맥투자증권의 주문실수 등 일회성 요인과 거래량 감소로 인한 위탁수수료 수익 급감 등의 영향인 것으로 분석된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3회계년도('13.04~'13.12) 국내 증권사들의 당기순손실은 1098억원으로 2002회계년도 이후 최초로 적자를 기록했다.
수익성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은 -0.3%로 1.9%를 기록했던 전년 동기에 비해 2.2%포인트 하락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동양증권 및 한맥증권의 대규모 적자 등의 요인과,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에 따른 금리상승으로 인한 채권관련 자기매매이익 감소 등 대외적 요인이 혼재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동양증권은 지난해 '동양사태'를 겪으면서 최소 3400억원 이상의 적자를 시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익구성 별로는 판관비가 감소하며 수익성 개선에 힘을 보탰지만, 자기매매이익 감소 및 영업외비용 증가 등이 적자전환에 한 몫 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증권사들의 판관비는 총 5조652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150억원 감소했다. 반면 금리 상승으로 인한 채권관련 이익이 줄어들면서 자기매매이익이 6280억원 감소했고, 영업외 비용은 2434억원 늘어났다.
한편 3월 결산법인이었던 증권사들이 올해부터 대거 12월 결산으로 옮기면서 9개월 동안의 수익만이 반영된 것도 주목할 만 하다. 증권업계를 덮친 불황이 길어지면서 오히려 적자폭이 축소됐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상승장일 경우 12개월을 집계했다면 수익감소에 대한 기대를 할 수 있지만 지금은 증권사끼리 경쟁은 심하고 거래량은 적어 오히려 더 큰 적자를 기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