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비용 감소로 효율성 증대…감사보수 늘릴 근거"
금감원장, 재무제표 대리작성 관행 근절 시사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3주년을 맞아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그 효과에 대해 논의했다.
21일 여의도 금융감독원 대강당에서는 금감원과 한국회계학회가 공동 주최한 '국제회계기준 도입에 따른 영향 및 경제적 효과 심포지엄'이 열렸다.
이날 주제발표를 맡은 차승민 경기대 교수는 "IFRS 도입으로 회계기준이 원칙중심으로 바뀌면서 경영자들이 기회적으로 재량권을 사용한다면 오히려 회계의 질이 낮아질 위험이 있다"며 "공정가치 적용도 경영자의 재량권이 관여할 수밖에 없다"며 실증적 연구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발표에 공동으로 참여한 유용근 고려대 교수는 "실증결과 국내 기업이 경영자에게 주어진 재량권을 기업의 경제적 실질에 부합되는 유용한 재무회계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어느 정도 적절히 사용하고 있다"며 "재량권 남용이나 재무제표 간 비교가능성 저하 등으로 인해 회계정보의 투명성이 저하되지는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
패널토론에 나선 최종학 서울대 교수는 회계법인들이 감사투입시간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보수를 받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최 교수는 "IFRS를 도입하고 나서 감사시간이 늘었는데 보수는 줄어든 경우가 있다. 그건 감사인을 교체했을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보통 감사인을 바꾸면 보수가 10% 정도씩 떨어진다. 설령 비(非) 빅4에서 빅4로 바꾸더라도 그렇다"고 지적했다.
감사보수가 증가하면 감사투입시간도 함께 늘어나기 때문에 회계법인에 합리적인 보수를 제공해 정확한 회계처리를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입장.
최종학 교수는 "기업들이 (회계비용 투입으로) 자본비용을 줄임으로써 효율성을 높였다는 것을 증명해 감사보수를 늘릴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자본비용이 1%만 내려도 엄청난 효과가 있다"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한편 이날 참석한 금감원 관계자들은 외부감사인의 재무제표 대리작성 관행을 뿌리 뽑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최수현 금감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기업 외부에서 회계보고서 작성을 주고 감사도 하는 일이 빠른 시일 내에 업계에서 사라졌으면 하는 생각이다"며 "회계관련 조직이 좀 더 강화되고 구성원의 역량이 강화되도록 정책적 역량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고인묵 금감원 회계제도실장은 "원장님의 초점은 어떻게 외부인이 기업의 재무제표 작성을 해줄 수 있느냐에 있다"며 "아직 이러한 관습이 많이 남아있다. 오늘 나온 토론에 대한 실질적 분석을 (참석자들이) 전해주시면 제도를 구상할 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