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설계사 등 고액 저축보험 가입 유도 뒤 횡령
"개인적 금전거래라 손해배상 받기도 어려워"
최근 일부 보험설계사와 보험대리점주가 투자전문가를 사칭해 자금을 모집한 뒤 도주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이러한 사기행위는 개인 간의 금전거래로 분류되기 때문에 보험사로부터 손해배상을 받기 어려워 유의할 필요가 있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총 19명이 평소 알고 지내던 보험사 직원으로부터 이 같은 사기피해를 당했다. 단 두 달 동안 이들이 손해를 입은 금액만도 30억원에 달한다.
가해자들은 주로 자신의 관리고객이나 지인 등 자산가들에게 접근해 투자전문가로 행세하면서 고수익 펀드에 투자하거나 고액의 저축보험 가입을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매달 10% 이상의 수익을 보장하거나 고액 연금보험에 가입할 경우 선지급 수당이나 판매장려금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한 뒤 자금을 횡령하는 수법이다.
이에 대해 정훈식 금감원 민원조사팀장은 "투자전문가 또는 보험회사 임직원 등이 표기된 명함을 주면서 고수익 금융상품에 투자를 권유하는 경우가 많다"며 "보험설계사는 보험계약 체결을 중개하는 자로서 투자전문가 또는 보험회사 임직원에 해당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사기범들은 주로 자산관리사나 재무관리사(AFPK), 보험회사 영업이사 등의 문구를 허위로 명함에 표기하고 다니는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명함내용의 진위여부를 해당 보험사에 직접 확인하거나, 투자상품의 존재여부에 대해서도 금융사 홈페이지 등에서 직접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 정 팀장의 조언이다.
이에 금감원은 각 보험사들에게 이 같은 피해사례를 전파해 보험설계사 등에 대한 재교육 및 자체 내부통제를 강화하도록 지도에 들어갔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러한 사기행위는 보험설계사와 금융소비자 간의 사적금전대차로 이뤄지고 있어 보험회사로부터 손해배상을 받기 어렵다"면서 "만약 부당 사기행위가 의심되거나 발견될 경우 즉시 경찰서나 금감원 또는 해당 금융사에 문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