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과다 대기업 유동성 위험시 은행도 건전성 타격
일부 대기업의 부실화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어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6일 김동환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감원 대강당에서 진행된 '2014년 은행부문 감독업무설명회'에서 은행산업의 전망 및 위험요인을 설명하며 이같이 경고했다.
김동환 선임연구원에 따르면 2013년 9월말 대출자산 중 기업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57.1%이며 같은 기간 기업부문의 부실채권은 총 부실채권의 85.7%인 22조원에 달한다.
또 부채비율이 200% 이상인 부채과다 대기업의 유동성 위험도 날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김 선임연구원은 "은행의 유동성은 큰 걱정을 할 필요가 없고 외화자금 조달 코스트오 내려가고 있어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면서도 "부채과다 기업의 유동성 위험은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기업 가운데 단기자금비율이 50% 이상 기업이 현재 65%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들 기업의 현금성 자산비율이 열악한 상황이라는 진단이다.
대기업의 유동성에 문제가 생길 경우 일시에 예금이 빠져 나갈 수도 있어 은행의 건전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것.
김 선임연구원은 대기업 대출 부실 가능성과 함께 취약업종 대상대출의 추가적 부실화와 가계부채 상환 능력 악화 가능성을 은행의 건전성을 저해할 수 있는 주요 리스크로 꼽았다.
또 그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는 가운데 장기불황은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내놨다.
김 선임연구원은 "내수와 수출이 좋을 게 없는 상황에서 장기불황은 불가피하다"며 "과거 일본과 같이 부동산 버블이 붕괴되면 절망스러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그는 일본과 한국의 경제상황은 경우가 조금 다르다고 봤다. 일본의 경우 저축과 투자가 모두 증가하는 경제 확장기에 부동산 버블이 붕괴되었고, 한국은 저축과 투자가 모두 감소하는 위축기라는 점이 다르다는 것. 다만 내수경기가 한계에 봉착한 점은 일본과 유사하다고 봤다.
김 선임연구원은 "일본은 80년대 은행을 중심으로 해외진출을 확대했는데 M&A 버블이 꺼지면서 실패로 돌아갔다"며 "우리나라의 최근 모습을 보면 모멘텀도 없이 버블을 인위적으로 만들려고 하는데 무리하게 퍼 부으면 더 큰 위험이 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국내 은행들이 해외진출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는 것은 좋지만 실물경제 지원 등 금융의 근본을 무시한 채 무리한 M&A 등에 나설 경우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또 그는 일본 금융기관들이 국내 서민금융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하는데 대한 우려도 숨기지 않았다.
김 선임연구원은 "서민금융을 중심으로 일본에서 금융사들이 국내에 진출하고 있는데 이를 잘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서민금융이 잠식돼 타격을 입을 경우 상당한 후유증이 일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