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장년 장기가입자 손해나는 구조…악덕 사채업자 심보" 대대적 철회 캠페인 예고
박근혜 정부의 핵심 공약인 기초연금이 오는 6월 지방선거를 맞아 최대 쟁점 이슈가 될 전망이다.
국민연금 연계방식으로 인해 20~50대의 국민연금 장기가입자들의 손해가 공론화되면서 청‧장년 세대들의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 그동안 정부여당은 기초연금 공약 후퇴와 7월 시행 무산과 관련해 65세 이상 노인세대에게만 '반쪽 사과'를 하는 등 기초연금을 시혜적인 노인복지로만 접근해왔다.
이에 민주당 서울시당 대학생위원회, 정의당 청년‧학생위원회를 비롯해 청년유니온, 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 정치발전소 등 시민단체들이 '기초연금 통과 반대 청년연석회의'를 구성, 11일 국민연금 연계방식의 기초연금안 폐지를 강력 촉구했다.
청년 연석회의는 이날 오후 국회 기자회견을 열고 "청년세대의 손해 감수를 강요하는 현 정부의 기초연금안을 규탄한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기초연금 대선 공약인 '65세 이상 20만원 일괄지급'을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연석회의는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연계로 차등지급하는 정부의 기초연금안에 대해 "국민연금 장기가입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청년들과 중장년층은 손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며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정부안이 통과되면 평생 동안 40대는 1,541만원, 30대는 2,782만원, 20대는 4,260만원을 손해 보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래세대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청년세대의 희생을 강요하는 본 개편안은 명백한 개악안"이라고 성토했다.
또한 "현 정부가 대선 당시 기초연금을 확대하겠다는 안을 내놓은 것은 노인 빈곤율이 45%를 상회하는 우리 사회의 노후불안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공적연금 확충 정책이었다"며 "그러나 지금의 정부안은 수급자 비율과 수급액을 축소시키고 장차 노인이 될 국민연금 장기가입자들의 공적연금에 대한 신뢰를 실추시키는 안이다. 뿐만 아니라 공적연금 확충이라는 본래 취지에도 반대된다"고 거듭 비판했다.
연석회의는 박근혜 정부와 여당인 새누리당을 향해 "당초 대선 공약에 없던 국민연금 가입기간과의 연계는 국민을 우롱하는 행위"라며 모든 65세 이상에게 20만원 기초연금을 지급하기로 한 당초 공약 이행을 국민연금 연계 없이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이어 모든 세대가 안정된 노후를 영유할 수 있도록 공적연금 제도를 확충할 것을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안을 그대로 강행할 경우 청년세대를 대표하는 각 재야 단체들의 거센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을 엄중 경고한다"고 밝혔다.
정의당 청년학생위원회 심재석 위원장은 정부 기초연금법안에 대해 "성실한 국민연금 장기가입자에게 손해를 주고 특히 청년세대에게 패널티를 주는 나쁜 악법이고 악덕 사채업자 심보"라며 "돈 없다는 핑계로 공적연금을 후퇴시켜서는 안 된다. 노인 복지를 지키고 청장년 세대를 위하는 좋은 복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년유니온 김민수 위원장은 자신의 20대 때 수년간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했던 사연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수년간 알바를 하면서 단 하루도 국민연금에 가입된 적이 없는데 청년유니온을 하면서 고용보험, 실업보험의 혜택을 알게 됐고 국민연금 장기가입자의 보장성을 알게 됐다"며 "국민연금을 하루라도 먼저 가입하지 못한 것이 안타까웠다. 국민연금 가입 동기를 높임으로써 연금구조를 안정시키는 게 (정부의) 바람직한 처사"라고 밝혔다.
정치발전소 최해선 사무국장은 "이것이 청년들의 세대 이기주의처럼 보이지 않을까 우려됐다"면서 "(하지만) 정부의 이번 개편안은 세대 간 형평성 문제뿐 아니라, 수령 대상을 소득으로 계층화함으로써 어르신들 간에서도 형평성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정부의 이번 기초연금 개편안은 국민 통합은커녕 세대 간 갈등을 조장하는 잘못된 정치"라고 비판했다.
연석회의는 향후 정부의 입장을 지켜보면서 청‧장년 세대의 동의하지 않은 '희생'과 '손해'라는 점을 알리기 위해 거리 서명운동과 캠페인 등을 전개해나가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