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식품 3사의 지난해 합산 영업실적이 전년 대비 매출은 소폭 감소한 반면, 수익성은 강도 높은 구조혁신에 힘입어 상당 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CJ제일제당, CJ프레시웨이, CJ씨푸드 등 증시에 상장된 3사가 최근 금감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별도(개별) 재무제표 기준, 3사의 합산 매출액은 6조4731억원으로 전년도 6조5978억원 대비 1.9% 감소했다.
반면에 합산 영업이익은 3076억원으로 전년도 2752억원 대비 11.8% 증가하는 양호한 실적을 보였다. 지난해 국내 기업들의 수익성이 전반적으로 악화된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다.
▇ 매출 뒷걸음, 소비부진에 이재현 회장 공백 여파
각 사별 매출액 증감을 살펴보면 CJ제일제당과 CJ씨푸드는 전년대비 각각 3.4%, 7.5% 감소한 4조5138억원과 1543억원을 기록했다. 반면에 CJ프레시웨이는 지난해 1조8050억원의 매출로 전년도 1조7598억원 대비 2.6% 증가, 성장세를 이어갔다.
CJ제일제당과 CJ씨푸드는 국내 경기침체 지속과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유출 여파에 따른 수산물 매출 감소 등 식품 소비 부진의 직격탄을 피하지 못했다.
반면 식자재 유통 회사 CJ프레시웨이는 대리점 매출과 직거래, 단체급식 부문에서 전년 대비 각각 530억원, 486억원, 210억원이 증가하는 선전을 펼쳐, 원료유통‧기타 부문의 매출 감소분 775억원을 상쇄하면서 소폭이나마 증가세를 이어갔다.
CJ프레시웨이의 실적을 제외 할 경우 제일제당과 씨푸드 2개사의 합산 매출 감소율은 3.5%로, 최근 상장사 협의회가 발표한 지난해 상장사 223개사의 평균 매출액 증가율 2.06%에 못 미치는 다소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전반적인 식품 소비 부진 외에도 지난해 이재현 회장의 공백으로 인한 경영상의 리스크도 매출 감소에 일정부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경기침체 지속, 소비부진, 수산물 방사능 오염 공포 등으로 업계 전반적으로 지난해 실적이 좋지 않았다”며 “CJ그룹의 경우 이 회장 공백에 따른 경영리스크가 더해져 계열사 단위의 큰 전략수립과 문제해결 기능이 사실상 약화된 점도 매출 감소에 일정부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 이 회장 공백 최소화 위한 고강도 구조 혁신 성과... 영업이익 11.8% 증가
하지만 매출 부진에도 불구하고 합산 수익성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들 3사의 지난해 합산영업이익은 3076억원으로 전년도 2752억원 대비 11.8% 증가했다. CJ프레시웨이가 전년대비 반 토막 넘게 감소하는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지만, CJ제일제당과 씨푸드가 선전을 펼치며 전체 수익성 향상을 견인했다.
각 사별 영업이익은 CJ제일제당이 2902억원으로 전년도 2461억원과 비교 17.9% 증가했다. 씨푸드의 경우도 72억원을 기록, 전년도 64억원 대비 12.5% 늘었다. 반면에 프레시웨이는 전년도 대비 55.1% 감소한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제일제당의 경우, 라이신부문 국제 시세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에도 불구하고 강도 높은 구조혁신을 통해 원가율을 1.4% 포인트, 씨푸드도 원가율을 2.8%포인트 개선해 수익성 향상을 이루어 냈다.
하지만 프레시웨이의 경우, 조인트벤처 사업인 프레시원 사업부문과 단체 급식부문이 성장하며 매출 성장세를 보였지만, 동종 업체 간 치열한 경쟁으로 판관비 및 물류거점 투자비 증가 등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 원가율은 92.5%로 전년도 92.6%와 큰 차이가 없었으나 판매관리비율은 6.1%에서 7.0%로 0.9%포인트 증가, 수익성 악화를 초래했다. 전년대비 급여 등 인건비가 약 110억원, 지급수수료 110억, 임차료 31억원 등 관리성 비용 증가가 주요인으로 보인다.
하지만 CJ제일제당과 씨푸드의 영업이익 향상은, 지난달 상장사협의회가 발표한 삼성전자를 제외한 상장 222개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잠정치)이 11.6%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선전을 펼친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국제 라이신 판매가 하락 등 대내외 악재 속에서도 식품부문을 비롯 전 사업부문이 수익성 악화를 최소화하기 위해 고강도 구조혁신 활동을 벌인 결과”라고 밝혔다.
CJ그룹은 지난해 7월 이재현 회장 구속이후 그룹 전체적으로 수익성 악화와 성장 차질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하반기에 크게 감소하면서 연간 목표치의 70% 달성에 그쳤으며 매출도 목표로 했던 30조원 돌파에 1조 5000억 원 미달했다.
이에 CJ그룹은 올해 초 주요 계열사 전략기획책임자(CSO, Chief Strategic Officer) 30여명으로 구성된 협의체를 신설하고, 올 한해 ‘경영안정성’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수익성 제고 ▲글로벌 진출 확대 등을 추진, 국내외 경기 침체 등으로 인한 소비 위축 등 현재의 영업환경을 둘러싼 각종 리스크를 정면 돌파한다는 전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