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취임과 동시에 보험민원 감축을 기치로 내걸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모양새다.
지난해 초 금감원은 전체 민원의 절반 이상이 보험업계에서 발생한다는 것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보험영업검사실을 신설하는 등 적극적인 민원감축에 나섰지만 오히려 관련민원은 늘어났기 때문이다.
20일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보험관련 민원은 총 3만6636건으로 전년도에 비해 1%가량 증가했다.
이에 대해 보험영업검사실 관계자는 “작년 전체 민원은 늘어났지만 민원감축이 추진된 5월 이후 접수된 건수는 전년 동기에 비해 줄어들었다”고 해명했다.
지난해 1월부터 4월까지 월 평균 3227건이었던 보험민원은 5월 이후 평균 2966건으로 감소했다. 이 같은 수치는 전년도인 2012년 5월부터 12월까지 접수된 민원 수보다 줄어든 수준이기 때문에 민원감축 추진이 효과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보험은 일단 민원부터 내고보자는 사람이 많은 것이 문제”라며 “소비자가 민원을 넣으면 결국 혜택을 본다는 사고를 없애야 한다. 금감원에 민원을 넣든 안 넣든 보험사가 항상 공정하게 처리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민원감축 표준안의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금감원의 민원감축안이 실행되던 시점에 생명보험협회는 민원통계 접수 방식을 바꿀 것을 건의해 빈축을 산 바 있다.
공인인증서를 사용하지 않은 민원은 접수를 하지 않거나 보험설계사가 제기한 내용은 각 협회로만 접수되게 하자는 것.
이와 관련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생보협회가 금감원에 공인인증서를 사용해 접수된 것만 민원통계를 잡아 줄 것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는 소비자의 민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협회에서 이 같은 건의를 한 것은 맞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