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말 임기를 끝내는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사진)가 그동안 제기되어온 기준금리 실기론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며 선을 그었다.
26일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출입기자들과 가진 송별 만찬에서 "(중앙은행 총재를 퇴임할 때)끝날 때의 경제상황을 가지고 평가를 받는데 한국경제가 4년 전에 비해 지금 한 단계 더 올라갔다는 것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이럴 때 자리를 물러나게 된 것은 큰 행운이다"고 밝혔다.
이어 김 총재는 작년 5월 기준금리 인하와 관련해 '금리인하 타이밍을 놓쳐 시장에 혼란을 주었다'는 실기론이 제기되고 있다는 질문을 받고 "(시장에서)실기론이라는 말 자체를 쓸 수 있지만 저는 별로 그것에 대해서 받아들일 수가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금리가 더 높아져야 된다거나 더 낮아져야 된다고 하는 것은 있을 수 있지만 투기를 하지 않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왜 움직이라고 그럴 것이다. 움직이라는 것은 투기를 얘기하는 경우 외에는 없지 않냐"며 "미국에서 QE 테이퍼링을 9월에 할지 12월에 할지에 대한 기사를 찾아 보면 없을 거다. 우리는 매번 3월이냐 4월이냐 마치 모든 사람이 채권 투자자처럼 행동을 한다"고 불만을 내비췄다.
김 총재는 "국제기구, IMF를 보더라도 몇 개월 동안에 금리수준이 어떻게 되고 어떻게 변했느냐하는 것을 물어보는 것이지 자기가 무슨 베팅하는 사람처럼 왜 5월이냐 왜 4월이냐 이렇게 얘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차기 이주열 총재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김 총재는 차기 총재에 대한 질문을 받고 "전 세계 총재들이 나갈 때 어떤 기자설명회를 했느냐를 조사해 봤다"며 "떠날 때 그 다음 사람을 얘기하고 떠나거나 자연인에 대해서 얘기한 적은 없었다"며 말을 아꼈다.
그는 취임 초 낙하산 논란, 시장과의 소통 문제 등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김 총재는 "저는 조직의 장을 아홉번째이나 하며 항상 비난과 질시의 대상이었지 칭찬의 대상이었던 적은 없다"며 "비난의 대상이었다는 것은 조직의 장을 하다 보면 그것에 따라서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낙하산 논란과 관련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을 하고, 전 세계에서 가장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 독일의 분데스방크의 총재 옌스 바이트만이 메르켈 총리의 경제수석을 한 점을 상기시켰다.
중앙은행 총재는 정무적인 판단이나 경험이 있는 사람이 필요한데 단지 경제수석을 했다는 이유로 낙하산으로 몰아 붙이는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인 것.
또 그는 시장과의 소통과 관련 "중앙은행 총재는 금융기관의 수장이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를 보는 것이다 좁게 봐서는 안 된다"며 "시장과의 소통이 안 됐다고 판단한 사람은 있을 수 있지만 평가라는 것이 5년 후에 나오는 것이지 지금 이 순간에 평가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