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화·교보생명 등 국내 주요 보험사의 고객 정보가 유출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보험대리점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른바 GA(General Agency)로 불리는 독립대리점을 통해 보험에 가입한 고객정보가 빠져나갔기 때문. GA란 한 보험회사에 종속되지 않고 여러 보험사와의 제휴를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영업점을 의미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천남동경찰서는 최근 타인의 개인정보 800여만 건을 유통한 혐의로 F 보험판매대리점 대표와 직원 등을 소환해 강도 높은 조사를 실시했다.
이들이 성인사이트나 도박사이트 등으로 유통한 개인정보 내역에는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회사 14곳의 고객 개인정보 1만3200건도 들어 있었다.
이 업체와 계약을 맺은 보험사로는 동부화재와 LIG손해보험, 현대해상, 한화손해보험, MG손해보험의 5개 손보사와 한화생명, 교보생명, 알리안츠생명, PCA생명, 동양생명, AIA생명, 동부생명, KDB생명, 미래에셋생명의 9개 생보사가 있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 관계자는 "고객의 성명, 전화번호, 직장전화번호, 납입보험료 등의 정보가 유출됐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각 회사별로 최소 100여건에서 최대 2000여건이 유출된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독립대리점들이 보험사 상품을 판매하면서 고객정보 등을 수집하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감독이 일일이 이뤄지기 힘들다는 점에 있다.
현재 금융당국에서는 보험대리점의 숫자를 4만여개로 추산하고 있다. 대리점에 소속된 보험설계사의 수는 약 15만명 수준이다.
그중 직원이 100명 미만인 대리점에 대한 검사는 보험협회가 금융감독원의 위임을 받아 실행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금감원 관계자는 "계약추이 등 여러 가지 지표 상으로 나타나는 것을 분석해 (의심스러운) 대리점들을 골라서 검사를 실시한다"면서 "많이는 못나가고, 1년에 한두 번 정도 검사를 한다. 작년의 경우 10군데 정도 돌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아무래도 대리점 숫자가 많다보니 보험사보다는 감독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GA라고 정보를 함부로 팔지는 않는다. 이번에 걸린 곳은 폐업상태인데 다른 대리점에 비해 경영상태가 불안했기 때문에 딴 생각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업체들의 숫자 상 모든 대리점을 검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규모가 크거나 그해 실적이 좋은 회사 혹은 특별한 제보가 있었던 곳을 위주로 대상을 선정하고 있다"며 감독의 한계성을 토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