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병한의 운세힐링 개운코칭] 각종 태풍이나 홍수와 같은 자연재해로 입는 피해가 국가의 흥망이나 개개인의 길흉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특히 농업위주의 산업형태를 가졌던 과거 역사에서는 더욱 그러했다.
1년 농사의 시작은 봄에서부터 출발한다. 그러나 자연재해 중에서 홍수와 태풍 같은 자연재해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시기는 대부분 여름부터 초가을의 시기에 집중되어 있다. 그래서 홍수와 태풍을 미리 준비하고 대비하여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은 쉼 없이 계속되어 왔다.
현대적인 기상예측 장비가 충분하지 않았던 과거에 우리 조상들은 어떤 방법으로 한 해의 풍수재해 등을 예상하고 대비했을까?
기상예측의 첨단기술과 장비가 개발되고 문명의 발달이 극에 달했다고 하는 현대에도 자연재해 앞에서 인간은 여전히 무기력한 존재일 뿐이다. 한반도는 지정학적으로 매년 80% 이상 2~3회 정도의 큰 태풍이 있는 반도 국가이다. 큰 태풍으로 한반도에 막대한 피해를 줬던 대형 태풍일지를 한번보자.
○ 1923년 8월11일~8월14일, 2353호 태풍으로 1157명이 사망 실종됐다.
○ 1925년 7월15일~7월18일, 2560호 태풍으로 516명 사망 실종됐다.
○ 1936년 8월20일~8월28일, 3693호 태풍으로 1232명이 사망 실종됐다.
○ 1959년 9월15일~9월18일, 사라 태풍으로 849명 사망 실종됐다.
○ 1972년 8월19일~8월20일, 베티 태풍으로 550명 사망 실종됐다.
○ 2002년 8월30일~9월01일, 루사 태풍으로 184명의 생명을 앗아가고 5조5천억 원의 재산피해액이 발생했다.
○ 2003년 9월12일~9월13일, 매미 태풍으로 4조5천억 원의 재산피해액이 발생했다.
○ 2012년 8월23일~8월28일, 태풍 볼라벤과 덴빈이 강한 집중호우, 폭풍, 해일 등을 동반하며 서해상으로 연속해 진행하면서 많은 인명의 살상과 재산피해를 입혔다.
○ 2013년 한반도에는 큰 태풍은 1차례도 없었다. 그 대신 한파 폭염 장마 가뭄의 자연재해로 몸살을 앓았던 한해였다.
2014년 한반도의 기상예측을 과거에 우리 조상들이 해왔던 지혜로운 방식을 동원해서 한번 해보자.
파충류나 조류와 같은 야생동물들은 습도와 온도와 같은 기상환경 변화의 감지기능이 매우 예민하다. 그래서 큰 태풍이 올 것으로 예상되면 낮은 곳으로, 비가 많이 와 장마가 질 것으로 예상되면 높은 곳으로 이동, 안전한 곳에 거처를 정하여 피신한다. 이들의 본능적인 행동을 보고 태풍 강우 장마 등을 예상해왔다.
우리 조상들은 봄에 짓는 까치집의 고저로 태풍과 장마를 예측했다. 태풍과 관련해 ‘까치가 까치집을 낮게 지으면 태풍이 잦다’는 속담이 있다. 과연 그럴까?
까치는 기상에 민감한 조류이기에 집을 나무꼭대기 높게 짓는 습성이 있다. 그런데 까치가 봄철에 까치집을 나무꼭대기 높게 짓지 않고 낮게 짓는 해에는 큰 태풍을 예견하여 바람피해를 막기 위한 것으로 보는 것이다. 그래서 까치집을 낮게 짓는 해에는 바람을 조심하라고 했던 것이다.
더욱 상세히 관찰해보면 ‘까치집의 문이 남쪽이 아닌 북쪽에 있고 집을 낮은 곳에 짓는 해에는 태풍이 잦다’고 보아도 될 것이다. 그래서 까치가 까치집을 나무 꼭대기에 높게 지으면 태풍이 없어 풍년이 든다는 것이다. 또 ‘6월에 태풍이 불면 3번 분다’고 했다. 태풍의 한반도 내습시기는 대부분이 8월 이후이다. 그러나 태풍이 일찍 불어오면 그 해에는 태풍이 잦다는 뜻이다.
까치는 이른 봄 2∼3월에 둥지를 틀 집을 짓는다. 한 쌍의 암수 까치는 알을 낳고 새끼를 기르기 위해 도란도란 열심히 나뭇가지를 물어 날라 집을 짓는다. 최고의 건축가라는 고수의 소리를 듣는 까치가 아닌가?
큰 태풍이 와도 꺾이지 않고 넘어지지 않을 나무들을 이곳저곳 살피고는 마침내 집을 지을 곳을 결정한다. 여름이면 그늘 좋아 서늘하고 바람에는 알맞게 흔들거릴 나무로 장차 알을 낳고 부화해 길러낼 새끼들의 요람이 되어줄 나뭇가지를 고른다.
이렇게 까치는 명당자리를 찾아 자신들의 보금자리인 명당까치집을 짓는다. 마른 나뭇가지를 물어 나르고 길바닥에 떨어진 철사토막도 물어 나른다. 짓다만 까치집도 더러는 보이는데 이는 사고로 짝을 잃어서 버려진 까치집이다.
땅에 떨어진 나뭇가지를 재료로 쓰지만 부리로 꺾어서 사용하기도 한다. 둥지는 촘촘하게 잘 엮어져 구렁이나 족제비 같은 적이 침입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비가와도 새지 않는다. 따지고 보면 집을 짓는 정성과 솜씨가 사람에 못지않다.
얼기설기 지어져 엉성해 보이는 까치둥지가 어떤 이유로 태풍에도 끄떡없을까? 까치집이 비바람에 잘 견디는 이유는 까치집의 얼개가 초가집과 비슷하며 현대건축의 트레스 구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풍이 불 때에 둥지 뒤쪽에서는 오히려 역풍이 생긴다. 둥지의 둘레에 수직으로 세워진 나뭇가지들은 빗물을 빨리 흘려보내는 홈통역할을 해 물이 덜 스며들고 잘 마르는 구조를 하고 있다.
예전에 우리 조상들은 까치가 짓는 까치집을 보고 한 해의 기상을 예측했다. 가령 나무 꼭대기의 하늘거리는 높은 가지에 집(둥지)을 틀어지으면 그 해는 별 재해(災害)가 없이 지낼 수 있고, 반대로 중간의 굵은 나무 가지에 집을 지으면 태풍 등의 재해를 예고한다는 것이다.
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새들이 나무에 집을 짓는 것을 보면 참으로 놀랍다. 새들은 바람이 가장 강하게 부는 날에 집을 짓는다. 강한 바람에도 충분히 견딜 수 있는 튼튼한 집을 짓기 위해서일 것이다.
바로 강한 태풍이 불어와도 나뭇가지가 꺾일망정 새집이 부서지지 않는 이유이다. 높은 나뭇가지 위에 층층이 1층, 2층, 3층 다세대주택을 지어놓은 까치집을 보면 아름답지 않은가?
외견상 겉으로 보아선 얼기설기 엉성한 까치집이지만 까치집만큼 튼튼한 집도 드물다. 대못 1개 노끈 1발을 쓰지 않았지만 태풍에 나무 밑동이 쓰러지는 한이 있어도 까치집이 날아가는 건 본 적은 없다.
이렇게 새들이 바람이 가장 강하게 부는 날에 집을 짓는 것은 바로 나무가 뿌리를 깊게 많이 내리는 것이나 사람이 집지을 때에 땅을 깊게 파서 기초를 튼튼하게 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2013년에 까치들은 나무의 아주 높은 곳에 집을 지었다. 2013년에는 큰 태풍이 없이 지나갔고 풍년이 들었다.
2014년에도 까치들이 나무의 아주 높은 곳에 집을 짓고 있다. 금년에도 큰 태풍 없이 풍년이 예상된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한반도에는 소형태풍이 오거나 아니면 큰 태풍이 오더라도 먼 거리의 서해상이나 동해상으로 지나가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징조라고 보아도 무방할 듯하다. 결과적으로 태풍으로 인한 농작물의 자연재해가 미미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특히 낙과와 같은 과수피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 비닐하우스 등의 시설재배농가에도 희소식이 아닐까?
우리 조상들은 이렇게 동물들의 행동이나 구름 그리고 하늘의 모양 등을 보고 날씨를 예견하였다. '서쪽에 무지개가 생기면 소를 강가에 매지 말라' '개구리가 울면 비가 온다' '제비가 낮게 날면 비가 온다' 등은 모두 날씨와 관련된 지혜의 말이다.
여기에도 과학의 원리가 숨어 있다. 서쪽 하늘에 물방울이 많으면 한반도 쪽으로 저기압이 이동하면서 비가 올 것으로 예상할 수 있고, 건조한 날에는 개구리가 물속에 들어가 있지만 공기 중의 수증기가 많아져 습도가 높으면 수면의 밖으로 나와 울기 때문이다.
까치집은 1층집이 대세인데 가끔은 2층 집도 보이고 드물게는 3층집도 있고 4층집도 있다.
속담에 나무 1그루에 까치집을 상하로 2개를 지으면 남편이 바람을 피워 2집 살림을 할 징조라고 해서 돌팔매질을 하거나 장대로 쑤셔서 까치집을 헐기도 했다.
내가 사는 아파트단지의 참나무에도 상하로 3단의 3층으로 지어진 까치집이 눈에 띤다. 이 아파트에도 누군가가 3집 살림을 하는 사람이 있어서 그럴까? 이렇듯 새로 짓는 까치집을 보니 올 여름 비바람과 태풍은 그리 심하지 않을 듯하다.
까치는 6개월 앞을 내다보는 짐승이다. 그래서 까치가 집을 낮은 곳에 지으면 여름철에 바람이 많고 굵은 가지에 집을 지으면 여름에 큰 태풍이 있다는 것을 예고해 주는 것이다. 까치집의 문이 북쪽에 있고 낮게 지으면 역시 남쪽에서 불어오는 비바람이 잦다는 것을 예고하는 것이다.
사람이 사는 곁에서 살아가는 연약한 새가 튼튼하고 완벽한 보금자리를 빗고 살아가는 모습이 아주 신기하지 않는가? 과거에 빙과업체는 까치집의 모양에 따라 여름 날씨를 예견해 빙과수요를 예측하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장마와 관련된 속담으로 ‘까치가 집을 높은 곳에 지으면 장마가 진다’는 말이 있다. 한반도의 장마전선은 양력으로 6월 말경부터 7월 말경사이에 북상하며 소멸한다. 그러므로 2014년 금년에는 장마를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는 지혜일 것이다.
2013년 작년에 까치가 까치집을 높게 짓는 것을 보고 태풍이 없을 거라 예상했었고 역시 큰 태풍이 없이 풍년이 들었다. 2014년 올해도 봄철에 까치가 까치집을 높게 짓는 것을 보니 큰 태풍의 피해는 없이 지나갈 것으로 보인다. 순탄하고 평온하며 풍년이 가득한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