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우 정무수석 "대통령만큼 공약 지키는 분 없어"
김한길 "대선 땐 선거법 개정 사안인 줄 몰랐나"
청와대는 7일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의 기초선거 정당공천폐지 관련 회동 제안을 거부했다.
박준우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새정치연합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기초선거 '무공천' 이행은 공직선거법 개정사안이므로 여야가 논의할 사안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는 여당인 새누리당이 기초선거 공천유지를 확정한 데다 앞서 대선공약 철회에 대한 사과를 최경환 원내대표가 한만큼 여야의 문제로 한정,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면서 책임에서 벗어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새정치연합 금태섭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문제에 대해 10분간 말씀을 나눴지만 박 수석은 조금도 다르지 않은 말을 했다"고 밝혔다.
금 대변인은 같은 입장만 되풀이하는 박 수석을 향해 "김-안 대표는 새로운 이야기가 없다. 더 드릴 말씀이 없다"며 "이미 드린 말씀이지만 대선 때는 선거법 개정 사안인줄 몰랐느냐"고 반문했다고 전했다.
이에 박 수석이 "대통령만큼 공약을 지키려는 분은 없다"고 강조하자 김 대표가 나서 "그건 정말 우리와 생각이 다르다"고 꼬집었다고.
또한 안 대표는 "지금 대통령이 제1야당 대표를 만난다고 한다면 누가 선거 개입이고 정치적 중립성을 문제 삼겠느냐"고 따져 물었다는 것이다.
금 대변인은 회동 분위기에 대해 "굉장히 무겁고 어두웠다. 대단히 실망한 분위기였다"며 "저희는 여러 언론에서 거절 답변이 올 거라고 해도 진정성을 갖고 기다렸는데 대단히 실망스러웠다. 끝나고 두 분도 별 말씀 없었다"고 전했다.
새정치연합은 박 수석의 전달 사항이 지난 4일 안 대표가 청와대를 방문했을 당시 박 수석이 사견이라고 한 말과 같아 이를 '야당 무시'라고 판단, 오늘 중으로 의견을 모아 내일부터 대응할 태세다. 안 대표는 여전히 '무공천' 입장을 굽히고 있지 않지만 청와대 '응답 마지노선'이 무너진 만큼 당내에서 높아지고 있는 '무공천' 재검토 주장이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앞서 지난 4일 두 당대표를 향해 청와대와 여당을 향한 압박수위를 높일 것을 촉구한 바 있는 신경민, 양승조, 우원식 최고위원은 이날까지 데드라인을 정하고 청와대의 응답이 없을 경우 당내 의견 수렴에 나설 것을 강조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