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 '기초연금 절충안' 반대의견 다수…4월 처리 무산

김-안, 대국민 여론조사 실시 지시…여야 내달 2일 본회의 잠정합의

새정치민주연합은 28일 여야 핵심 쟁점법안인 기초연금법에 대한 의견수렴을 위해 의원총회를 열었지만 당론을 확정짓지 못했다.

이는 국민연금 가입기간 연계방식에 대해 당내 반발이 여전히 컸기 때문. 이에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는 기초연금 도입에 대한 대국민 여론조사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오는 29일 본회의 통과가 사실상 무산됐다.

앞서 전병헌 원내대표는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와 기초연금 절충안에 합의했으나 국민연금 가입기간 연계방식을 고수한 정부안을 대부분 수용했다는 당내 반발에 부딪혔다.

절충안은 국민연금 가입기간 연계방식으로 65세 이상 소득 하위 70%에게 월 10만~20만원을 차등 지급하되 가입 기간이 긴 저소득층 12만여명에 한해 20만원을 지급하는 방안이다.

이에 지난 16일 의총에서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의원들과 초재선 강경파 의원들은 강하게 반대하며 국민연금 가입기간 연계 철회를 주장했다. 하지만 당 지도부는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기초연금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예상되는 여당 공세에 대한 부담으로 4월 국회 처리를 바라고 있었던 게 사실.

이날도 복지위 소속 의원인 이목희·김용익·최동익 의원 등이 의총 발언에 나서 국민연금 연계방식의 부당함을 알리고 국민연금제도의 훼손을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목희 의원은 앞서도 "가입기간 연계가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철학이고 소신이라면 이 전대미문의 나쁜 제도를 수용할 수 없는 것은 이목희의 양심"이라며 "이는 원칙의 문제, 복지 골격을 만드는 문제다. 사실 이런 문제는 선진국에서는 7~8년 논의한다"고 꼬집은 바 있다.

국민연금 연계방식에 반대하는 서영교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요즘 지역 경로당을 가보면 어르신들이 기초연금 왜 빨리 안 주느냐고 하시는 분은 없다"며 "(국민연금 연계로 한) 기초연금이 자식 돈 빼서 받는다는 것을 아시기 때문에 좋아하시는 분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당내 초·재선 의원 모임인 '더 좋은 미래' 소속 의원들도 절충안에 대해 "소득상위 노인 및 가입기간이 긴 청장년층이나 연금 성실가입자를 차별하는 방안"이라며 반대했다.

김기식 의원은 의총 후 기자들에게 "내일(29일) 국회 본회의에서 기초연금법안 처리는 없다고 전병헌 원내대표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기초연금 관련 당론 채택이 무산된 것과 관련해 "(의총에서) 의견을 말하지 않은 분들도 있어서 130명 전체 의원들의 의사를 지도부가 일일이 확인하고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말씀하셨다"고 밝혔다. 

여야는 29일 이후 본회의를 다음 달 2일로 잠정 합의한 상태여서 기초연금법 관련 대국민 여론조사는 그 전에 마무리될 전망이다. 새정치연합은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다시 의총을 열어 재논의해 당론을 확정할 방침이다.

하지만 절충안 통과를 바라는 지도부의 뜻이 관철 안 될 경우 기초선거 무공천 논란에 이어 리더십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민연금 바로세우기 국민행동 회원들은 이날 의총에 앞서 절충안 합의를 반대하는 피켓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또한 정의당 청년·학생위원회를 비롯한 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 청년유니온 등 시민사회단체는 절충안 합의 움직임을 "야합"이라고 규정하고 "전 국민의 노후안전망을 뒤흔드는 박근혜 기초연금법 합의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