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불법 자금을 은닉하거나 세탁하려는 목적의 차명 계좌를 원칙 금지하는 법안이 추진된다.
지난해 전두환 전 대통령과 CJ그룹의 차명 계좌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며 정치권이 오랜 기간 추진해온 법안이다.
30일 국회 정무위원회는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의 개정안에 합의했다.
금융실명제 도입 이후 20년이 넘게 흘렀으나 그동안 예금주와 명의자 사이의 합의에 의한 차명 거래는 허용돼왔다. 실제 존재하지 않는 이름에 의한 거래만 금지됐다.
향후 추진될 개정안에 따르면 차명 계좌 소유주와 명의를 대여한 자 둘 다에게 5년 이하 징역을 처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겨 있다.
범죄 목적을 알면서 차명 거래를 중개한 금융회사 임직원도 형사처분 대상이 된다. 불법 차명 거래를 중개한 금융회사 임직원에 대한 과태료는 현행 500만원에서 5000만원까지 상향 조정되며, 이와 함께 5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 벌금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선의에 의한 차명 거래는 허용된다. 5000만원 이하의 예금을 보호 받기 위해 가족 명의로 계좌를 만들거나 동창회 등 회비 용도의 계좌를 만드는 것은 예외로 인정한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차명 예금은 명의자의 것으로 간주하며 이를 돌려받으려면 소송까지 해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해진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