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국회의장단 임기 만료…후반기 원구성부터"
박영선 "오늘이라도 당장 만나 5월 국회 논의하자"
여객선 세월호 침몰참사 진상 규명과 대책 마련을 위한 국정조사 등에 여야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시기에 대해서는 차이를 보이고 있어 논쟁이 예상된다.
새정치민주연합은 9일 5월 국회 개의를 거듭 촉구하면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을 위한 국조 실시를 강조하고 있는 반면, 새누리당은 '수습 이후 진상규명'이라는 원칙을 내세우고 있다. 이에 전날(8일) 선출된 새정치연합 박영선 신임 원내대표가 같은 날 선출된 새누리당 이완구 신임 원내대표를 향해 "오늘이라도 당장 만나서 5월 국회 개최 논의를 했으면 한다"고 제의했다.
새누리당 이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서 새정치연합 박영선 신임 원내대표가 국조, 국감, 청문회, 특검, 특위 등 5가지를 제안하신 것 같다"며 "야당 제안 다 좋다.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근데 일이라는 게 순서가 있다. 실종자 수습에 전력을 기울이는 게 먼저"라고 지적했다.
이 원내대표는 "수습에 (먼저) 나서는 게 국민적 동의라고 생각한다. 근데 6월 3일이 49제다. 또 5월 29일이 국회의장단 임기가 끝난다. 6월 19일에는 상설특검법이 발효된다"며 "특검을 하려면 검찰 중립성이 훼손된 상황이거나 본회의 의결해야 하는데 이 형식요건을 갖추려면 6월 19일 상설특검법 발효 이후에 법리적으로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때문에) 후반기 원구성을 빨리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야당이 협조해줘야 특검이든 국조든 빨리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날 이 원내대표는 첫 일정으로 세월호 참사 희생자 안산 합동 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그는 정부를 향해 "이 문제를 해결하는 정부 각 부처의 자세는 대단히 완벽하지 못한 거 같다"며 "청와대 지시만 기다리고 건성건성, 대충대충 하는 분위기다. 소홀하면 당이 앞장서서 엄중한 경고를 하고 항의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새정치연합 박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여객선 침몰사고 대책위원장단 연석회의에서 "무엇보다도 '세월호 국회'를 열어야 한다. 세월호 참사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5월 비상 국회 개최는 국민의 요구"라며 새누리당 이 원내대표를 향해 "축하인사 전하면서 오늘이라도 당장 만나 5월 국회 개최 논의를 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박 원내대표는 세월호 유가족 대책위가 KBS 김시곤 보도국장이 참사 희생자 수를 교통사고 사망자 수와 비교한 것에 분노해 전날 밤 KBS에 이어 청와대까지 항의 방문에 나선 것에 대해 "유족들이 KBS, 청와대 앞에서 밤을 꼬박 새셨다고 한다. 유족들이 요구하는 신속한 구조, KBS사과와 보도국장 해임에 대한 청와대의 빠른 응답을 촉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이 이렇게 상처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국정원 차장에 공안검사 출신을 앉히고 KBS수신료 인상을 단독 상정한 것은 민심을 너무 쉽게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원내대표로서 KBS수신료 인상 문제는 KBS방송의 공정성과 직결돼 있으며 국민적 동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사실상 인상안 반대의사를 밝혔다.
한편, 두 원내대표 모두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대책마련에 대한 방안으로 미국이 9·11 테러사건 이후 범국민 조사위원회를 꾸려 종합대책을 마련했다는 점을 모범사례로 언급해 장기간에 걸친 진상규명에 나설 뜻에 공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