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여파 금융권 확대, 회계법인 감리 착수
동양 CP·해솔저축銀 투자자, 피해 신고 접수 시작
기준금리가 지난해 5월 이후 1년 동안 제자리걸음을 걷게 됐다. 9일 오전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연 2.50%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금융 당국에서는 여객선 세월호의 침몰 사고와 관련한 여파가 계속되며 선사(船社) 청해진해운의 금융 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가 확대되고 있다. 이번 주 금융감독원은 청해진해운 계열 비상장법인의 외부감사인에 대한 감리에 착수했다.
한편에서는 부실 기업어음(CP)과 후순위채 투자자의 피해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오르며 금융권이 몸살을 앓았다. 지난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동양그룹 계열 회사채 투자자들은 현재현 동양 회장을 추가 고소하기에 이르렀고, 경영난으로 문을 닫은 해솔저축은행 후순위채 투자자들은 불완전 판매 신고 접수를 시작했다.
□세월호 후폭풍…회계법인 감리 착수= 6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공인회계사회는 청해진해운 계열의 비상장법인들을 감사한 세광공인회계사감사반, 중앙회계법인, 나래회계법인, 대주회계법인에 대해 문서상 감리를 시작했다.
이들 회계법인은 피감법인과 결탁해 부실을 눈감아주거나 제대로 된 감사의견을 내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금감원과 회계사회 관계자는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감리를 마무리할 계획이며, 향후 감리 일정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또 금감원 관계자는 "감리 절차를 단축시키기 위해 회계사회와 공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회계법인은 청해진해운 계열 11개 비상장법인에 대해 '적정의견'을 냈으나 검찰은 실제 경영상 많은 문제점들이 숨겨져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적정의견이란 재무제표의 모든 항목이 회계기준에 일치하고 불확실한 사실이 없는 것을 의미한다.
□기준금리 2.5% 동결…"경기회복 뒷받침할 수준"= 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기준금리는 지난해 5월 0.25%포인트 내린 이후 12개월 연속 제자리 걸음을 했다.
이 총재는 회의 직후 기자 간담회에서 "지금의 기준금리 2.5%는 경기회복을 뒷받침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금리 동결의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향후 금리 인상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이 총재는 "잠재성장률 이상의 회복을 내다보고 있다. 기준금리의 방향성은 인상 쪽이지 않느냐"며 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다만 "(지금 당장) 인상을 논의한다는 뜻은 아니다"며 말을 아꼈다.
□불완전 판매 피해 확대, 금융권 또 몸살= 동양그룹 계열사의 회사채 투자자들이 공판 중인 현재현 동양 회장을 검찰에 추가 고소했다.
올해 1월 검찰이 공소제기한 현 회장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시기가 실제와 다르다고 주장하며 피해자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검찰이 사기 시점으로 보고 있는 2013년 2월 22일 이전에 동양 회사채를 매입한 투자자들도 손해배상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투기자본감시센터에 따르면 2011년 이후 동양 계열 회사채를 매입한 투자자는 약 1만명에 달하며 이들을 합할 경우 피해액은 2조원에 달한다.
금융감독원은 7일부터 향후 2주일 동안 영업정지된 해솔저축은행의 후순위채 불완전 판매 신고를 접수하기로 했다.
피해 보상을 받을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해솔저축은행 직원으로부터 후순위채 위험성에 대해 제대로 설명 듣지 못했다는 내용을 증명할 수 있는 청약서, 투자 설명서 등 서류가 필요하다. 후순위채는 금융회사 파산 시 가장 늦게 변제 받을 수 있는 고위험 채권이며 정부로부터 원금 보호를 받지 못한다.
해솔저축은행 후순위채 투자자는 906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피해 금액은 25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5000만원 초과 예금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5000만원 이하의 원금과 이자는 예금보험공사로부터 돌려받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