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직원' 월급, 복리후생비 계상 '탈세'
국세청, 1만8000명 대상 고강도 사후검증 예고
한 푼의 소득이라도 내 주머니에 남겨두기 위해 ‘탈세’를 시도하는 불성실 납세자에 대해서는 당근이 아닌 채찍이 가해진다. 국세청은 종합소득세 신고대상자들의 성실신고를 유도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후검증 대상 주요 업종별 불성실신고 유형을 추려 안내했다.
예를 들어 종합병원, 성형외과, 피부과 등 의료업종은 수입금액 누락을 위해 현금결제를 유도, 비보험 진료수입을 현저히 낮추는 경우가 사후검증 대상에 포함되고 배우와 탤런트, 모델, 직업운동가의 경우 허위경비를 계상해 소득금액을 누락하는 경우가 사후검증 대상이 된다.
룸살롱, 요정, 단란주점 등의 경우에는 수입금액 분산을 위해 차명계좌를 이용하거나 명의위장을 한 경우 즉각 사후검증 리스트에 오른다.
고금리 대출로 폭리를 취하면서 수입금액을 누락하는 대부업자 및 수입금액 누락을 위해 신용카드 등 결제를 기피하는 입시학원 사업자 등도 부정의 '흔적'을 남겨두면 사후검증 대상이 된다.
국세청은 종소세 신고 후 세부적인 사후검증 진행 계획도 세워 둔 상태다.
구체적으로 1만8000명 정도의 혐의자를 추려내 강도 높게 사후검증 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의 경우 2만9000명 정도의 혐의자를 대상으로 사후검증을 진행해 이중 1만8000명으로부터 2234억원의 세금을 추징했다.
실제 '유령직원'에게 지급한(?) 월급과 복리후생비, 교통비 등을 필요경비로 계상해 세금을 탈루한 학원 사업자와 병원 내 구내식당이 있음에도 불구 주변 음식점에서 소액 식대영수증을 대량으로 끊어와 직원 복리후생비로 사용한 것처럼 장부를 꾸미는 뻔뻔함의 극치를 보인 병원사업자 등이 사후검증을 통해 수 천 만원의 세금을 추징당했다.
개인에게 받은 성공보수를 누락하거나 고문료 등을 사업소득으로 신고하지 않고 필요경비를 많이 인정해 주는 기타소득으로 신고하는 꼼수를 쓴 전문직 사업자도 사후검증 그물망에 걸려 거액의 세금을 토해내게 됐다.
뿌리쳤어야 정상인 탈세의 유혹에 넘어가 더 큰 '혹'을 붙인 케이스들인 셈이다.
국세청은 지난해 '중구난방' 사후검증으로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고 제대로 된 실익(1만1000명 세금 미추징)을 얻지 못했다는 점을 스스로 고쳐, 올해 사후검증 대상을 전년 대비 40% 감축했다.
국세청은 사후검증 과정에서 탈루혐의가 크다고 판단되는 사업자는 즉각 조사대상자로 선정하고, 이들의 탈루를 보좌한 세무대리인들에 대한 징계 등 관리도 강화할 계획이다. 실제로 지난해 24건의 부실 세무대리 사례가 발견, 이에 연루된 세무대리인들이 징계를 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