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안전 컨트롤 타워 역할 대통령이냐 총리냐
정홍원 총리 "대통령 무한책임 느낀다고 했지만 제 책임"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침몰참사 대책으로 발표한 국가안전처 신설과 관련, 국무총리실 산하 기구로 두는 것에 대해 야당은 거듭 '대통령 직속 기구'화를 주장했다.
재난안전에 대한 최종 책임자를 대통령, 청와대로 명확히 해야 컨트롤 타워 역할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당인 새누리당은 박 대통령이 발표한 내용을 그대로 옹호해 향후, 정부조직법 개정과정에서 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정홍원 국무총리는 20일 국회에서 진행된 세월호 참사 긴급 현안질의에서 야당 의원들이 사고 최종책임자와 재난 안전 컨트롤 타워를 대통령과 청와대로 지적하자, 거듭 대통령을 비호하며 최종 책임이 총리실 산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임을 밝혀 질타를 받았다.
새정치민주연합 우원식 의원은 이날 현안질의에서 해양수산부가 박근혜정부에서 부활하면서 만든 2013년 해양안전 관련 매뉴얼을 지적하며 "최종 책임자가 대통령, 그 보좌가 청와대 국가안보실"이라고 꼬집었다.
그러자 정 총리는 "국가안보실은 정보를 파악하고 재난관리에 대해서는 현재 법률상으로는 중대본으로 되어 있다"고 청와대 책임을 일축했다.
이에 우 의원은 "그래서 잘됐다는 거냐. 컨트롤타워는 대통령이다. 청와대가 그것을 보좌하는 컨트롤 타워다. 우리는 컨트롤 타워가 아니라고 하는 정부가 어디에 있고 그게 정부냐"고 일갈했다.
정 총리는 같은 당 전해철 의원이 "최종적 책임이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통령이 무한책임을 느낀다고 했고...책임이 크다면 저"라고 말했다.
전 의원은 "대통령이 최종 책임이 있다고 했는데 국가안전처를 총리 직속으로 하는 것은 앞으로 이런 사고에 대한 대통령의 책임회피로 보인다. 당연히 대통령 직속으로 하는 게 맞지 않느냐"고 거듭 꼬집자, "내각을 총괄하는 총리 직속으로 해야 하는 게 맞다고 본다. 장관을 총괄하고 직할 운영으로 하는데 능률적"이라고 말했다.
이에 전 의원은 답답하다는 듯 "총리 직속으로 하면 안 된다. 총리실은 집행기구가 없어서 안 되고 강력한 컨트롤 타워를 하려면 대통령 직속에 둬야한다"고 재차 지적하자 정 총리는 "운영에 필요한 권한이 주어지면 (국가안전처가) 획기적인 기구가 될 거라 생각하고 전문성을 강화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비호했다.
통합진보당 이상규 의원은 역시 해수부 매뉴얼을 가리키며 "최종 책임은 국가안보실, 대통령이다. 해수부 매뉴얼에 언론 대응도 '충격 상쇄 아이템 개발'이라고 되어 있다. 그 총괄 관리는 국정원"이라고 질타하자, 정 총리는 "재난에 대한 컨트롤 타워는 중대본이라는 것을 분명히 말한다"고 거듭 부인했다.
이 의원은 정 총리를 비롯한 각 부처 장관들을 향해 "책임지라. 정부조직개편은 책임지는 게 아니다"며 "모든 의혹을 다 밝혀야 한다. 진상조사특위 만들고 유가족 대표가 참여하고 각계 각 층 전문가가 들어가야 한다. 독립기구로서 조사권이 있어야 한다. 여기 있는 이 사람들로는 (조사를)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은 해경 해체와 국가안전처 신설 등에 대해 "조직개편 발표는 기관의 문책차원을 넘어 미숙하고 혼선을 초래한 부처의 근본적 역할과 기능이 불분명하고 분산됐다는 지적에 따른 발전적 해체"라고 강조했다.
이에 정 총리는 "더욱 전문화하고 체계화, 조직화해서 능률적으로 대응하자는 취지로 해석해 달라"고 맞장구쳤다.
김 의원은 "해상 교통통제(VTS) 기능이 어디는 해수부로 되어 있고 어디는 해경으로 나뉘어 있어 이걸 국가안전처로 통합한다는 거 아니냐"며 "기능조정을 통해 해수부는 해양산업 육성등에 전념토록 하겠다는 것인데, 국민우려와 걱정을 정부가 충분히 불식시켜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