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 금융감독원
만기 지나면 일반이자 지급…오래 둘수록 금리 낮아져
금융당국 "자동 재예치 서비스 확대 시행할 것"
만기가 도래한 후에도 고객이 찾아가지 않은 예적금의 규모가 1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예·적금의 경우 가입기간 동안에는 연 3~4% 정도의 금리를 적용받지만, 만기 이후에는 요구불예금(연0.1%~1% 내외) 수준의 이자가 지급돼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정기 예·적금 중 만기 후에도 고객이 찾아가지 않은 계좌는 총 134만5000여 좌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액으로는 10조1923억원이며, 제2금융권 등 조사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곳을 합치면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추산된다.
이 중 만기를 6개월 초과한 건수는 53.2%, 1년을 초과한 건수도 37.0%에 달했다.
문제는 계약기간 내의 예·적금과는 달리 만기 후에는 갈수록 낮은 금리를 적용받는다는 점에 있다. 예컨대 만기 이후 1개월 동안은 연 1.5%의 이자가 붙지만 6개월이 넘으면 1% 미만의 금리를 받는 식이다.
이갑주 금감원 금융민원실장은 "만기가 지난 정기 예·적금의 경우에는 오히려 장기간 예치할수록 낮은 금리가 적용돼 소비자에게 불리하다"며 "일부 은행의 경우 1개월만 초과하더라도 연 0.1% 수준의 매우 낮은 이자율을 적용해 소비자에게 과도한 불이익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은행들은 고객에게 만기 후에는 약정이자보다 낮은 이자율이 적용된다고 안내하고 있다"면서도 "일정기간 초과 시 요구불예금 수준의 낮은 금리가 적용돼 장기간 인출하지 않으면 이자 지급액이 매우 적다는 점을 적극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금감원은 신규 가입 시 만기 후 이자율에 대한 설명 및 만기 후 자동재예치 서비스 등을 확대 시행하도록 은행들을 지도할 방침.
자동재예치란, 은행상품이 만기가 되면 이미 지정해 놓은 다른 적금 계좌 등으로 자동으로 이체되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최성일 금감원 은행감독국장은 "향후 은행연합회 홈페이지에 은행별 만기 후 이자율을 비교 공시해 소비자의 선택 기회를 확대할 것"이라며 "보험이나 저축은행 등 타권역도 유사한 사례가 있는지 실태를 점검하고 지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