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대 서울세무사회장 선거가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한국세무사회(회장 : 정구정)가 지난 23일에 이어 또 다시 선거규정을 바꾼 것으로 확인됐다.
세무사회는 29일 오전11시 상임이사회를 열고 지방세무사회 선거관리위원회가 미흡한 부분이 있을 시 본회 선거관리위원회로 교체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임원등선거관리규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구체적으로 지방회 선관위가 회칙과 회규를 준수하지 않거나 공정성과 중립성을 상실하고 선거를 진행하는 경우 지방회 선관위의 직무를 정지시키고, 본회 선관위(해체시 또는 미구성시 윤리위원회)가 지방회 선관위 업무를 수행(대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세무사회는 지방세무사회 선거관리사무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제고해 입후보자 등의 권리를 보호하고자 한다고 개정 이유를 밝혔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는 '선거 중 선거법개정' 사례가 연이어 터져 나온 것이다.
한창 선거가 진행 중인 예민한 시기에 본회가 '호떡 뒤집듯' 지방회 선거에 개입하는 것에 대한 불만과 정구정 세무사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임채룡 서울세무사회장 후보가 바로 전날 서울회 선관위 교체를 요구한 것과 관련한 의구심이 업계에 증폭되고 있다.
특히 이번 개정으로 마치 공정성을 위반한 것과 같은 모양새가 되어버린 서울회 선관위는 그야말로 '멘붕'에 빠졌다.
실제로 업계에는 서울회 선관위가 임 후보의 뜻대로 곧 자리에서 물러나고 본회 선관위로 물갈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선거 도중 선관위가 바뀌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또 하나 기다리고 있다는 것.
이번 개정안에 서울회 선관위가 공정성을 잃고 잘못 운영했다는 내용은 없다.
다만 이날 상임이사회에 참석한 신목근 서울회 선관위원장이 발언한 내용을 살펴보면 서울회 선관위 교체설에 대한 근거를 찾아볼 수 있다.
신 선관위원장의 말에 따르면 이날 세무사회는 전날 임 후보가 선관위 교체를 요구한 것과 관련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는 "세무사회에선 후보 등록 다음날 회원들에게 공표를 했는지, 선관위 전체회의를 열었는지, 선관위 상임위에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인지 등을 따져 물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동안 본회 선거나 지방회 선거에서 해왔던 방식대로 진행한 것인데 괜한 꼬투리를 잡고 있다"며 "임 후보가 주장한 이유로 선관위를 교체하면 임 후보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비춰지니 엉뚱한 이유로 선관위 교체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선거규정을 개정하려면 선거 시작 전이나 끝난 후에 해야지 왜 선거 도중 규정을 자꾸 바꿔 괜한 의혹을 사는지 모를 일"이라며 "본회의 꼼수다. 선거가 파국으로 치닫는 상황을 일부러 만드는 게 아닌지 의심까지 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