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전문성과 국정철학 조화" VS 야 "민심 이반한 위험한 선택"
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반역사적 반민족적 망언으로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개편을 단행한 것과 관련, 야당은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유임을 "민심에 반하는 대단히 위험한 선택"이라고 비난했다.
앞서 청와대는 김 비서실장은 유임시키고 정무수석에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경제수석에 안종범 새누리당 의원, 민정수석에 김영한 전 대검찰청 강력부장, 교육문화수석에 송광용 전 서울교육대학교 총장을 내정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광온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브리핑에서 김 실장 유임에 대해 "국민의 관심은 김 실장의 퇴진 여부였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김 실장의 경질을 바라는 국민 요구를 끝내 외면했다"며 "김 실장 유임은 대통령부터 바뀌어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달라는 국민의 명령을 거부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만기친람(萬機親覽, 모든 정사를 친히 보살핌)에 이어 만'기춘'람(萬'淇春'覽)으로 불통인사 일인통치를 계속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문 총리 후보자의 망언 파문이 거듭되고 있는 와중에 단행된 청와대 개편에 대해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며 "총리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고 국민께 사과하라는 국민과 야당의 요구에 대해 응답하지 않은 채 국민통합과는 거리가 먼 청와대 인사안을 발표한 것 역시 갈 데까지 가보자는 심산이 아니라면 대단히 위험한 선택"이라고 경고했다.
박 대변인은 경제수석으로 내정된 새누리당 안종범 의원에 대해 "대선 시절 박근혜 캠프에서 경제민주화를 지속적으로 반대해 김종인 위원장의 걱정을 샀던 인물"이라고 지적했고, 교육문화수석에 내정된 송광용 전 서울교육대학교 총장에 대해서는 "정수장학회 이사로 진보적 교육계를 매도하는 데 앞장섰다"고 꼬집었다.
또 "김영환 민정수석은 이명박 정부 3년간 정부관련 일을 모두 수임한 한 법무법인 출신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 돼지저금통 관련자를 무리하게 기소한 이력을 갖고 있다"며 "박 대통령은 균형과 소통, 통합을 강조한 세월호 참사와 지방선거의 교훈을 무시한 역주행을 멈춰야 한다"고 거듭 지적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변인도 강행된 청와대 개편에 대해 "세월호 참사 이후 국민은 청와대로부터의 변화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그 첫 번째가 바로 청와대 비서진 전면개편을 통한 인적쇄신"이라며 "그러나 이번 인사는 돌려막기 인사, 땜질 인사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 독선과 분열의 배경인 김기춘 실장, 세월호 유가족과 국민의 가슴에 몇 번이고 대못을 박은 민경욱 대변인을 포함한 청와대 비서진의 전면 개편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결국 대한민국 개조를 말하며 흘린 대통령의 눈물은 국민기만이고 국민무시일 뿐"이라고 김 실장과 민 대변인의 경질을 촉구했다.
또한, 경제수석의 안 의원에 대해 "향후 박근혜 정부 경제정책 방향을 철저히 줄푸세 정책으로 일관하겠다는 뜻을 천명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지금 청와대는 민심의 기둥 없는 모래성 위에 홀로 위태로이 서있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이후 날마다 국가개조를 반복해 말하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대통령 스스로의 변화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점을 아직도 깨닫지 못한 것 같다"며 변화를 촉구했다. 이어 문 총리 후보자 지명철회와 김 실장의 해임을 압박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청와대 개편에 대해 "'전문성'과 '국정철학 공유'의 조화"라고 평가했다. 박대출 대변인은 "특히 그동안 청와대 참모진들의 대통령 보좌가 미흡했다고 여론으로부터 지적을 받은 분야에 대해서는 겸허하게 수용해 이를 보완하는 의미가 있다고 본다"며 "당정청 삼각체제의 한 축이 되어 맡은 바 소임을 충실히 다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