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안 된다” 21.9%…문창극 “사과할 일 아니다” 언론사 고소키로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일제 식민지배와 남북 분단이 하나님의 뜻에 의한 것’이라는 취지로 발언해 논란이 되는 가운데, 국민 3명 중 2명은 사퇴에 찬성하는 입장인 것으로 드러났다.
MBN이 지난 12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문 후보자 발언 파문과 관련해 긴급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65.6%는 ‘사퇴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교회 등에서 개인적으로 발언한 것으로 문제가 안 된다’는 의견은 21.9%에 그쳤다. ‘잘 모르겠다’는 12.5%였다.
응답자를 지지 정당별로 살펴보면 새누리당 지지층에서도 ‘사퇴’ 응답이 42.8%로 ‘사퇴 반대’(37.9%) 응답보다 높았다. 새정치연합 지지층에서는 ‘사퇴’ 응답이 87.0%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문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하더라도 낙마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새누리당 초선 의원 6명(김상민, 민현주, 윤명희, 이재영, 이종훈, 이자스민)은 공개적으로 문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촉구했고 상당수 비주류 의원들도 반대표를 던질 수 있어 임명동의안이 부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회 재적수는 286명으로 모든 의원이 투표에 참여할 경우 임명동의안 통과를 위해서는 과반인 144표가 필요하다. 새누리당 의석수는 149석이어서 초선 의원 6명 등이 반대 입장을 고수할 경우 임명동의안 처리는 불발된다.
한편, 문창극 후보자는 논란이 되고 있는 자신의 발언을 보도한 언론사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석우 국무총리실 공보실장은 지난 12일 저녁 7시30분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문 후보자의 교회 발언 동영상은 일부 언론의 악의적이고 왜곡된 편집으로, 마치 후보자가 우리 민족성을 폄훼하고 일제 식민지와 남북 분단을 정당화했다는 취지로 이해되고 있다”며 “해당 언론사 보도책임자를 상대로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등 혐의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문 후보자는 이날 밤 9시께 기자들과 만나 “과거 강연을 하루 종일 검토해 봤다. 사과할 일이 아니다. 전체 맥락이 우리나라가 고난 견디고 잘된 나라가 됐다는 뜻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진사퇴 여부에 대해 “그런 이야기 할 단계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문 후보자는 이날 오전 출근길에 경기 성남시 분당의 자택 앞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어제 알려진 발언에 대해 사과할 계획이 없는가”라는 질문에 “사과는 무슨 사과할게 있나”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1일 KBS <뉴스9>의 <문창극 “일본 지배 하나님의 뜻” 발언 파문> 보도에 따르면, 문 후보자는 지난 2011년 서울 용산의 한 교회 강연에서 “하나님은 왜 이 나라를 일본한테 식민지로 만들었습니까, 라고 우리가 항의할 수 있겠지, 속으로”라며 “아까 말했듯이 하나님의 뜻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자는 “너희들은 이조 500년 허송세월을 보낸 민족이다. 너희들은 시련이 필요하다”고 식민지배의 당위론을 주장했다.
문 후보자는 남북 분단에 대해서도 “남북 분단을 만들게 주셨어. 저는 지금와서 보면 그것도 하나님의 뜻이라고 생각한다”며 “그 당시 우리 체질로 봤을 때 한국한테 온전한 독립을 주셨으면 우리는 공산화될 수밖에 없었습니다”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