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하오리까?
외아들인 A씨는 가업을 잇기 위해 작년에 10여년간 다니던 대기업을 그만두었다. 그러나 올초 갑작스런 아버지의 별세로 슬픔에 젖은 것도 잠시. 엄청난 상속세에 할 말을 잊어 버렸다.
아버지의 사업을 이어받으려고 했건만 수백억에 이르는 상속세 납부를 위해 결국 회사를 처분하기로 결정했다. 어차피 가업을 이을거면 처음부터 아버지 회사를 다닐 것을..A씨는 지금도 후회 중이다.
중소기업 키울까? 말까?
B 중견기업은 임직원만 천여명에 이르고 3천억원의 매출, 세계시장 점유율이 20%에 육박하는 매우 건실한 기업이다.
그러나 대표이사 C씨는 매출액이 3,000억원을 넘으면서 사업계획을 전면 수정하여 마음이 착잡하다. 현행법상 매출액이 3,000억원을 넘으면 상속공제 혜택을 못 받는다.
300억원의 상속세. 제 2의 창업을 위해 투자를 준비했던 2014년. 기업의 성장을 위한 투자는 2015년 이후로 미루어야 할 것 같다.
5년의 시간. 4개월의 세무조사
가업승계 대표 기업으로 꼽히는 동양종합식품.
그러나 현금자산이 없던 강상훈 대표는 14억원의 상속세 납부를 위해 본인 소유 빌딩을 처분했고 부족한 부분은 상속 주식 일부로 현물 납부하였다. 물건을 되찾기까지 5년이란 긴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강상훈 대표는 "상속 받을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4개월간의 세무조사를 받았고 감당하기 힘든 상속세를 부과 받았다. 상속세는 기업의 존망을 결정지을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노력 고맙다 그러나..
정부가 기업의 순조로운 가업승계를 위해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2007년부터 적극적으로 기업들의 상속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공제해택을 주고 있다. 그러나 기업들이 공제를 받기 위한 조건이 까다롭다는 지적이 있다.
또한 가업상속공제 적용범위가 매출액 2,000억원 미만에서 3,000억원 미만으로 확대되었지만 양도소득세 이월과세 항목을 추가해 부담을 가중시켰다.
가업승계. 철저한 준비와 함께 인식의 전환 필요
사회가 고령화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는 것처럼 경영자의 고령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승계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한다면 국가 경쟁력이 약화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또한 가업승계가 부의 대물림이 아닌 책임과 기술의 대물림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중소기업들이 스스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아울러 정부는 중소·중견기업계의 공통 애로사항에 대해 귀를 기울여 향후 '명문 장수기업 육성방안'에 반영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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