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세' =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3일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내정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지식경제부(現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역임하는 등 관료출신이라는 이력 때문에 공직사회에서 환영의 목소리를 내고 있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규제개혁'을 통해 세월호 침몰로 함께 가라앉은 내수경제를 회복시킬 구원투수로서의 적임자라는 평가다.
6·13 개각을 통해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이하 최 내정자)이 신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내정되면서 기재부 내부는 환호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그가 '실세'로 통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기재부 내부에서는 경제부총리 교체와 관련한 설이 나돌 때마다 최 내정자가 인선되기를 희망하는 목소리가 상당히 높았다. 기재부 입장에서는 '소원성취'를 한 셈이다.
이번 정부에서 부총리급 부처로 위상을 격상시켰음에도 불구, 내놓는 정책마다 번번히 비판여론에 직면하는 등 기재부는 체면을 구겨왔다. 게다가 내부 인사마저도 제대로 순환되지 않아, 내우외환을 제대로 겪어왔다.
특히 부총리의 교체로 다른 것은 몰라도(?) 그 동안 꽉막혀 있던 인사숨통이 트일 수 있지 않겠냐는 기대감이 부풀어 오르고 있는 모습이다.
최 내정자는 이명박 정부 때인 2009년 9월부터 2011년 1월까지 지식경제부(現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역임하는 등 관료 출신이라는 점에서 공무원조직을 잘 파악하고 있는 인사로 통한다. 이 같은 이력이 기재부 내의 인사적체 문제를 해소해줄 것이라는 기대감에 무게감을 더하고 있는 모양새다.
인사적체 심화는 공무원들의 신바람을 일깨우지 못하는 요소로 꼽힌다. 인사적체로 열심히 일해도 승진이나 좋은 보직을 찾아가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 그 이상의 비율로 인사권자에 대한 불만도 높아지는 것이 공직사회의 현주소.
좀 더 시간을 거슬러 가보자. 현오석 경제부총리가 지난해 3월 취임한 후 기재부 내 3급 이상 승진인사는 단 한 차례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기재부 고위직 인사이동이 16개월 동안 답보상태에 빠진 것이다.
특히 지난해 10월 하성 전 관세정책관이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지역발전기획단장(1급 상당)으로 이동하면서 공석이 된 관세정책관 직위는 8개월이 넘도록 후속인사 조치가 내려지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부이사관 승진은 물론 서기관 승진 및 전보 등 크고 작은 인사루트가 내리 막히면서 기재부 내부의 불만여론이 부피를 키워온 것이 사실이다. 심지어 '부총리(현오석)가 인사에 관심이 없다'는 비아냥 섞인 불만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이에 내부에서는 최 내정자 취임 후 고위직을 대상으로 한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포함, 그동안 묶여 왔던 크고 작은 인사가 순차적으로 진행돼 조직의 신진대사 및 활력 회복이 추진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인사청문회 경험이 있는 최 내정자의 경우 문창극 총리 내정자와 달리 무난한 인사청문회와 함께 무난한 취임이 예상되고 있다. 국회 일정이 변수지만 늦어도 내달 중하순 경 정식으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취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기재부 관계자는 "새 부총리 내정자 인사청문회 관련한 일정에 대해서는 이번주 수요일(18일)에 국회에 제출된다"며 "다만 아직 국회 상임위가 구성이 되어 있지 않아서 (청문회)가 언제 시작할지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기재부 관계자는 "현 부총리 취임 이후 3급 이상 승진인사가 단행되지 않아 기재부 내 인사숨통이 꽉 막혀 있는 상황"이라며 "공직사회를 잘 알고 있는 최 내정자가 인사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기재부 직원들의 고민을 해결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최 내정자가 취임하더라도 상당기간 현재 상황이 이어질 수도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세법개정안, 내년도 예산안 등 당장 눈앞에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는 만큼 조직 내부의 흔들림을 최소화하면서 안정적으로 정책 가이드라인을 잡기 위해 대규모 인사를 뒤로 미루거나, 제한적 보폭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재부 관계자는 "부총리가 교체됨에 따라 경제정책을 추진한데 있어서 어느 정도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업무로 인해 후속 인사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