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억원대의 조세포탈 등의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에관한 법률 상 횡령, 배임, 조세포탈 등)로 불기속 기소된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에 대한 재판에서 홍콩 페이퍼컴퍼니의 소유가 주요 쟁점으로 부상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8부(재판장 김종호 부장판사)는 16일 오후 서증조사에서 홍콩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의 소유를 놓고 검찰은 조 회장 소유로, 변호인들은 효성 소유라고 대립하며 날선 공방을 이어갔다.
검찰 측은 이날 조 회장의 개인재산을 관리한 고 모씨의 진술서와 고 모씨의 USB 자료 등을 근거로 조 회장이 회사 자금을 차명 주식으로 관리하면서 개인 용도에 사용한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키려 했다. 검찰측은 홍콩 페이퍼컴퍼니가 실제 조 회장 소유로 차명 주주들 명의로 주식을 보유하면서 회사 돈을 횡령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변호인들은 고 모씨가 알고 있는 사실은 일부이며, 구체적인 사실에 대해서는 모르고 진술한 부분과 잘못 진술한 사실이 있다며 반박했다.
변호인들은 고 모씨의 진술서와 자료 등을 조 회장 개인재산으로 해석하면 많은 부분이 해석되지 않지만, 의결권으로 해석하면 이해되는 부분이 많아진다면서 고 모씨가 조 회장의 개인재산만을 관리한 것이 아니라 일부 회사 자금이 들어가 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해외 페이퍼컴퍼니 등의 지분관계가 중요해 보인다며 다음 기일까지 조 회장 등이 가족 일가가 얼마를 어떻게 보유하고 있는지 도표로 정리해 제출해 주도록 양측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조 회장의 개인재산 관리인으로 알려진 고 모씨에 대한 증인심문을 하겠지만, 고 씨의 진술이 결정적인 것은 아닐 것이라며, 진술 내용에 대해 양측이 서증으로 반박이 가능한 부분은 서증조사가 여전히 중요할 것이라며 서증조사에 최대한 쌍방의 의견을 다 듣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재판부는 서증이 방대해 서증조사에만 5번 정도 기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 사이에 증인심문 등에 필요한 시간과 질문할 쟁점이 정리 되는대로 증인심문 절차도 같이 준비해 달라고 양측에 요구했다.
재판부는 또 검찰측에 공소장 내용에 대해 조세포탈액 산정 근거, 배당가능 소득의 근거 자료, 횡령 사실에 대한 근거 등을 조속히 밝혀야 변호인측에서 반대사실을 입증하기가 쉬울 것이라며 가능하면 빠른 시일 내에 근거 등을 확정해 제출해 주도록 요구했다.
재판부는 올해 11월까지는 재판을 끝낼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밝히면서 다음 기일에 진행할 서증조사에 대해 검찰과 변호인 측이 서로 협의해 재판부에 알려주도록 요청했다.
다음 기일은 오는 6월 23일 진행될 예정이다.
